새정치민주연합 허동준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국회 기자실인 정론관에 선다. “동작을에서 28년째 살고 있고, 정치를 시작한 것도 동작을이며, 19대 총선 뒤부터 지역위원장을 맡아 왔다”고 호소한다.
반면 7·30 재·보궐선거에서 전략공천설이 나도는 안철수 공동대표의 최측근인 금태섭 대변인은 동작을과는 연고가 없다. 지난달 26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동작을로 막 이사한 ‘동작 새내기’로 지칭하기도 했다. 금 대변인은 “아픔이 있더라도 새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 경선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기 평택을 재·보선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임태희 전 의원은 경기 성남 분당을에서만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평택을 출마 이유에 대해 “30여 년 전 공군 장교로 평택에서 근무했고, 20년 경제관료 경험, 10여 년의 의정활동과 국정 운영(대통령실장) 경험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서해안의 중심도시 평택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재·보선 때마다 각 당은 몸살을 앓는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명분하에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되자마자 새 인물론, 전략공천론이 힘을 받는다. ‘선거는 이겨야 한다’는 현실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정치적 비전보다 정치공학만 판을 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평소엔 그 지역을 다녀보지도 않은 후보가 ‘풀뿌리 민주주의’ ‘지역 대변자’를 강조하면 정치를 너무 희화화하는 것 아닐까.
여야는 재·보선 공천을 앞두고 상대 당의 동태부터 살피느라 분주하다. 이런 행태를 빗대 ‘공천 안동(眼動·눈만 돌린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돈다. 승패에만 집착하는 여야의 정략은 국민의 정치혐오증을 부채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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