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10, 11일)을 하루 앞둔 9일 새누리당은 15개 선거구 후보 공천을 마무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충남 서산-태안과 울산 남 2곳의 공천을 매듭짓지 못했다. 공천 진통이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야는 내부적으로 공천 내홍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 새정치연합, 광주 광산을 권은희 공천 논란
새정치연합은 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광주 광산을 후보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했다. 권 전 과장은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축소·은폐를 지시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당시 새정치연합 전신인 민주당에서는 “‘광주의 딸’을 지키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김 전 청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자 권 전 과장은 지난달 경찰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7·30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한길 공동대표가 8일 밤 전화를 걸어 권 전 과장에게 공천을 제안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전 의원은 불출마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추악한 뒷거래”라며 “권 전 과장의 허위 폭로가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받기 위한 ‘선(先)대가’였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최고위에서 조경태 최고위원 등 3명은 권 전 과장 공천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의원은 트위터에서 “정의로운 증언의 가치를 반감시켰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경기 수원을(권선)·정(영통)에 백혜련 전 검사와 박광온 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 수원을 새누리당 후보는 검사 출신인 정미경 전 의원이어서 이 지역은 전직 여검사 출신의 ‘여-여’ 대결 구도가 됐다.
○ 새누리, 비리 논란 한상률 결국 공천 배제
새누리당은 이날 충남 서산-태안 후보로는 비리 전력이 논란이 됐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 대신 김제식 변호사를 공천하기로 했다. 김세연 사무부총장은 “비상대책위원회는 정치적 명분, 국민적 공감대 또한 중요하다고 판단해 한 전 청장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고, 공천위도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이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 나경원 전 의원도 후보직을 수락했다. 나 전 의원은 “당의 뜻에 따르겠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 안철수, 금태섭 논란에 불만 토로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와 인연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는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인연 있는 사람이 선정되지 않으면 자기 사람도 못 챙긴다고 한다”며 “그런 잣대로 비판하면 하느님인들 비판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측근인 금태섭 전 대변인을 수원정으로 지역을 바꿔 전략공천하려다 “자기 사람 챙기기냐”란 비판이 쏟아진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당내 친노(친노무현)계 핵심인 이해찬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경력 27년 동안 (당 지도부가 당을) 이렇게 운영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뒷방’으로 물러나 있던 친노 등 옛 당권파가 조기전당대회론을 점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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