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한 권은희 후보는 14일 오전 6시 반 집을 나섰다. 오전 7시 광산구 산월나들목(IC)에서의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수완동 첨단동 신가동 하남동 등의 주민센터, 소방서, 우체국 등 관공서부터 찾아 “신고하러 왔습니다!”를 외쳤다.
권 후보는 흰색 셔츠, 검은색 정장 바지, 파란색 운동화 차림이었다. 파란색은 새정치연합의 상징색. 이 운동화는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11일 7·30 재·보선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서 “열심히 뛰어 달라”며 공천장과 함께 선물한 것이다.
오전 10시 수완동 수완지구대를 찾아서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구대 근무일지를 확인했는데…”라며 잠시 감회에 젖었다. 권 후보는 지난달 말 경찰(경정)을 떠났다.
권 후보는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정의를 지키려는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정의를 향해 걸어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격려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민심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권 후보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 때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수사 축소를 지시했다”고 했지만 김 전 청장 사건과 관련해 1·2심 재판부가 권 후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 “재·보선 출마는 안 한다”고 했는데도 선거에 출마하는 점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0대 가정주부 이모 씨는 “유권자들은 법원이 권 후보의 폭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 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완동에서 세탁소를 하는 배모 씨는 “‘보상 공천’이란 말들이 많다”고 녹록지 않은 바닥 민심을 전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6·4 지방선거 때 윤장현 광주시장 전략공천에 이어 광주 유일의 재·보선 지역인 광산을까지 전략공천을 한 것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하남동에서 만난 50대 용모 씨는 “광주가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인 줄 착각하고 있다. 명분과 절차에 어긋나는 내려꽂기가 새정치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 후보는 15일 수완동에서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개소식에는 김한길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안철수 대표는 전남 순천-곡성에 가기로 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라디오에서 “권 후보 공천은 용기 있는 시민과 정의를 지키려는 마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권은희 역풍’에 차단막을 쳤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준석 혁신위원장은 라디오에서 “권 후보 공천은 사법부 판단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새누리당 송환기 후보는 지역 사무실에서 선거 전략을 논의했다. 무소속 양청석 후보는 이날 출마를 선언하면서 “새정치연합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하겠다. 새정치연합의 ‘불량정치’를 퇴출시키겠다”며 새정치연합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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