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서울 동작을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22일 야권 단일화 승부수를 던졌다. 노 후보는 이날 지역 선거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24일까지 후보 단일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사퇴하고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것. 시한을 정해 후보 단일화 협상을 하자고 새정치연합에 최후통첩한 것이다. 24일은 사전투표 실시일(25, 26일) 하루 전날이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 측은 “두 후보의 단일화는 지역 주민과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재·보선 구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 노회찬, “24일까지 단일화 실패 땐 후보 사퇴”
노 후보는 “나는 내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만일 어떤 이유에서든 새정치연합 후보가 응하지 않는다면 차선책으로 나라도 물러나서 단일후보가 승리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에 미온적인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압박하는 한편 후보 사퇴라는 배수진을 쳐 향후 정치적 명분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노 후보의 제안은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자신이 기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동작을에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는 노회찬밖에 없다”며 “승산도 없는 게임에 박원순 시장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철저히 잘못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동작을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자니 기 후보의 지지율이 낮아 단일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단일화 제안을 거부하자니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앙당과 기 후보 캠프는 또다시 서로에게 결단을 떠넘기고 있다. 당내에선 동작을과 정의당 천호선 대표가 출마한 경기 수원정의 단일화 ‘빅딜’을 노린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천 대표는 23일 오전 11시 수원에서 하려던 기자회견을 하루 연기했다. 야권 연대 논의에 다시 불이 붙자 새정치연합의 대응책을 지켜보며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충청권에서 유세 맞대결
여야 지도부는 22일 충청에서의 유세 대결로 하루를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전 대덕의 정용기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충청권 광역철도 사업 추진과 회덕 나들목 신설 공약은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새누리당의 총선·지방선거 공약이었다”며 “힘 있는 여당 후보를 당선시켜 주시면 국민과의 약속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울산 남을, 부산 해운대-기장갑을 잇달아 방문해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경기 수원을 거쳐 충남 서산-태안을 찾아 조한기 후보 유세전을 펼쳤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안 대표는 서산터미널 유세에서 “조 후보는 누구보다 지역을 잘 아는 후보다. 국회로 보내 새로운 서산-태안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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