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D-7]“토박이 여검사” vs “정의의 여검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3일 03시 00분


[7·30 여기!]⑧ 경기 수원乙
대학 동문-사시 1년 선후배 ‘檢鬪’
鄭, 튼튼한 지역기반 바탕 자신감… 白, 드라마 실제 모델 내세워 홍보

7·30 경기 수원을(권선) 재선거는 ‘여검사 선후배’의 대결장이다. 22일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는 권선구 농수산물 시장을 방문했고(왼쪽 사진), 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 후보는 권선구 세류동의 한 노인회관을 찾았다. 수원=변영욱 기자 cut@donga.com
7·30 경기 수원을(권선) 재선거는 ‘여검사 선후배’의 대결장이다. 22일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는 권선구 농수산물 시장을 방문했고(왼쪽 사진), 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 후보는 권선구 세류동의 한 노인회관을 찾았다. 수원=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 사람만 검사면 갸(그)를 뽑을 텐데, 두 사람이 다 검사라 누굴 뽑을지 모르겠네.”

22일 노인정에서 후보들의 유세를 지켜보던 한 주민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경기 수원을(권선)은 고려대 선후배이면서 사법시험 1년 선후배인 두 후보가 쟁쟁한 ‘검투(檢鬪)’를 벌이는 격전지다.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는 권선구에서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지만, 19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저예요, 정미경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튼튼한 지역기반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 후보는 자신이 인기 드라마 ‘아현동 마님’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라고 강조하며 얼굴 알리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 정미경, 탄탄한 지역기반 다져

“지금 권선구에 할 일이 많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오후 1시 반, 정 후보는 곡반정동의 수원여객 차고지를 찾았다. 정 후보가 “바로 제가 수원 비상활주로를 30년 만에 이전하기로 결정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50여 명의 직원들이 저마다 손을 들고 “당선되면 버스공영제 확실하게 해줄 수 있겠냐” 등 요구사항을 말하자 정 후보는 “공약을 함부로 말하진 않지만, 문제가 생기면 확실하게 해결하겠다”며 거수경례를 했다.

정 후보는 하루 종일 차량 한 대만 가지고 관계자 서너 명과 함께 ‘나홀로 유세’를 이어갔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정 후보는 연신 물을 마시며 물휴지로 손을 닦았다. ‘피곤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2년 전 무소속으로 뛸 때보다 훨씬 재밌다”고 답했다. 이어 방문한 서수원의 무학사에는 정몽준 전 의원도 지원을 나왔다. 정 후보는 정 전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 당 대변인을 맡았던 인연이 있다. 정 후보가 들어서 인사를 건네자 한 신도는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여론조사 해봐! 전부 정미경이야”라며 화답했다.

○ 백혜련 “‘아현동 마님’ 실제 주인공입니다”

“안녕하세요. 백혜련입니다. 2번이에요, 2번.”

백 후보는 어딜 가서든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자신을 알렸다. 선거운동원들도 유세차 3대에 나눠 타고 하루 종일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했다.

출근길 유세로 시작해 쉴 틈 없이 유세를 펼친 백 후보는 점심시간을 앞두고 세류2동 안동네의 경로당으로 자리를 옮겨 배식봉사를 시작했다. 백 후보는 비닐장갑을 끼고 반찬을 나눠주는 내내 미소지으며 주민들에게 눈만 간간이 맞출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3대째 수원에서 살고 있다는 자원봉사자 전금자 씨(51)는 아직 현장유세를 조금은 어색해하는 백 후보를 보면서 “잘 왔어. 여기서 이렇게 노인 마음을 휘어잡아야 당선될 수 있는 거야”라며 반겼다. 장갑을 벗자마자 백 후보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 맛있게 하셨냐”며 노인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오전이 숨 가쁘게 지나갔다.

수원=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수원을#정미경#백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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