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號 순항?… 金-安체제 탄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9일 03시 00분


[재보선 D-1/지도부 총력전]
재보선 성적표에 달린 지도부 앞날
與 패배땐 계파갈등 다시 점화… 野 지면 공천파동 책임론 불가피

여야의 시선은 벌써 7·30 재·보궐선거 이후로 쏠려 있는 분위기다. 사상 최대 규모인 15곳에서 실시되는 재·보선 성적표에 따라 여야 내부 권력 지형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재·보선 결과가 앞으로 국정운영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김무성, 비단길이냐 가시밭길이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4일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새누리당이 7·30 재·보선 공천을 완성한 시점은 5일 전인 9일이다. 김 대표가 재·보선 공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김 대표가 재·보선 결과를 모른 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표의 진퇴(進退)가 걸릴 정도는 아니지만 김무성 대표 체제의 연착륙 여부에 직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김 대표의 당 장악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청(黨靑) 관계는 물론이고 대야 관계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국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도 가정할 수 있다. 김 대표가 공천에 손을 대지는 않았지만 선거전을 지휘한 만큼 패배할 경우 김 대표 리더십에 일정 부분 손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친박(친박근혜) 주류 진영이 결집할 명분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 4곳 이상에서 승리해 과반 의석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얘기해왔다. 내부적으로는 재·보선 전 새누리당 의석이었던 9석에 근접하는 7, 8석 정도를 목표치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안철수, 대선후보 명운 걸려

재·보선 결과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3월 통합 이후 누적된 계파 갈등이 어떤 식으로든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옛 당권파인 친노(친노무현)계, 486 등은 가뜩이나 서울 동작을(기동민 전 후보), 광주 광산을(권은희 후보) 등 전략공천으로 인한 잡음 등을 지적하면서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당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옛 당권파로서는 내년 3월까지로 돼 있는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의 임기를 단축시키고 당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차기 당 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권을 갖고 있어 당내 계파들은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안 대표는 “15곳 가운데 5곳만 이겨도 잘하는 선거”라며 기준치를 ‘5석’으로 잡았다. 하지만 당내에선 “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피해보려는 꼼수 아니냐”는 반발도 만만찮다. 이번 재·보선엔 ‘안방’인 호남 지역 선거구가 4곳이나 포함돼 있어서 최소한 7, 8곳은 승리해야 된다는 이유에서다. 재·보선 성적표가 이 선을 넘긴다면 김, 안 대표는 순항할 수 있겠지만 기준에 못 미치면 조기 전대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안 대표의 대선 행보 명운이 걸렸다는 얘기다. 경기 수원병(팔달)과 김포에 출마한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대선후보군인 만큼 이들의 거취가 당내 역학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현수 soof@donga.com·배혜림 기자
#김무성#안철수#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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