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104일이 지난 28일에도 여야는 특별법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애초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두고 대립했던 여야는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극적 타결이 예상됐지만 다시 특검 추천권을 놓고 대치하면서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여야가 막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29일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이날 여야는 다음 달 진행 예정인 청문회 증인 채택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양당 정책위의장과 세월호 특별법 태스크포스(TF) 여야 간사는 28일 오후 모였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먼저 야당에 추천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공세를 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에 특검 추천권을 주면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진상조사위 활동 기간도 쟁점이다. 기본적으로 1년 동안 활동한 뒤 추가 활동기간에 대해선 새누리당은 6개월, 새정치연합은 1년을 주장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가 시간을 끌면서 여야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7·30 재·보궐선거에 특별법 이슈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보고 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뒤에서 국민 모르게 숨어서 ‘후보 나눠먹기 야합’을 하면서 앞에서는 세월호 특별법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한다”며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모든 민생 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는데 ‘보이콧 구태정치’가 되살아났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의원 50여 명이 모여 의원총회를 열고 특별법 제정을 거듭 촉구했다. 여당이 특별법 처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을 국민에게 알려 세월호 참사 정부 책임론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국민적 요구를 받들어 성역 없는 진상조사에 기꺼이 임해야 한다”며 “진상조사까지 거부하면 심각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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