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판세는 선거일 전날까지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박빙 양상이었다. 24일 이후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깜깜이’ 기간의 여야 지지층의 결집 정도가 판세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29일 여론의 향배를 추적해 온 전문가 11인을 통해 ‘천기누설’에 도전해 봤다.
○ 나경원 6 vs 노회찬 2…예측불허 3
응답한 전문가 11명 중 6명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승리를 점친 전문가는 2명이었고 3명은 ‘예측불허’라고 답했다.
나 후보 승리를 예견한 전문가들은 야권 단일화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본부장은 “나 후보의 경쟁력이 강했고, 야권의 후보 단일화 효과도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선거일이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야권 성향의 젊은층이나 직장인들의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사전투표율이 13%에 달한 것은 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로 단일화됐다면 나 후보가 우세했겠지만 (인지도가 앞서는) 노 후보가 나섰기 때문에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 전문가 6명, 수원병(팔달) ‘예측불허’
‘예측불허’ 응답이 가장 많은 초접전 지역은 경기 수원벨트 중에서도 수원병(팔달)이었다. 전문가 11명 중 6명이 경합으로 분류했다. 새정치연합 손학규 후보를 선택한 이는 4명,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를 꼽은 전문가는 1명이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전통적 여권 표밭임에도 불구하고 손 후보의 중도적인 이미지, 경기도지사 경력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수원정(영통) 지역은 초반 판세와 달리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의 우세를 꼽는 전문가가 5명으로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1명)를 앞섰다. ‘예측불허’라고 답한 전문가도 5명이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와 전인호 리서치뷰 대표는 “야권 단일화의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전망했다.
○ 다른 수도권 격전지 경기 평택, 김포 향배는?
경기 평택을에 대해선 전문가 5명이 3선을 지낸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본부장은 “정 후보의 이미지와 유권자의 평가가 좋아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를 꼽은 전문가는 2명이었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원래 여권의 지지 기반이 강한 데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권 심판론’이라는 야권의 프레임도 잘 먹히지 않았다”며 유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양측 모두 우세를 주장하는 경기 김포 지역에서 전문가들의 선택은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였다. 11명 가운데 10명이 홍 후보 우세를 점쳤고 접전이라고 답한 이는 1명에 그쳤다.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유병언 씨 시신 발견에 따른 정부 무능론에 힘입어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 쪽의 추격세가 있지만 역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충청·영남권 ‘새누리’ 호남 ‘새정치’
충청권 3곳과 영남권 2곳은 대부분의 전문가가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전남 순천-곡성을 제외한 호남 3곳 또한 새정치연합 후보의 일방적 우세를 점쳤다. 이번에도 지역주의 극복의 파란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
관심지역인 순천-곡성 선거도 전문가 11명 중 7명이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가 이길 것으로 봤다. 이근형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투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심리가 아닌 행동”이라며 “야당의 전통적인 표밭에서 축적된 행동의 학습 효과가 오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3명의 전문가는 ‘예측불허’의 접전으로 내다봤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여론조사 지표로만 보면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호남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전인호 리서치뷰 대표는 “서산-태안에서 새정치연합 조한기 후보의 추격세가 거세 초박빙 상황”이라고 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새누리당의 우세이긴 하지만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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