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 재·보궐선거의 판세가 벌써부터 요동치고 있다. 여야 모두 ‘텃밭’으로 여겼던 지역에서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전통적 강세 지역인 인천 서-강화을에서 우세를 장담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절대 강세’인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서 ‘탈당파’에 밀리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대표적인 혼전 지역인 인천 서-강화을과 서울 관악을 등 두 곳을 들여다봤다. 》 ▼ 與, 인천 서-강화을 난기류에 긴장 ▼
낙승 예상했던 곳 박빙 승부 돌아서… 6일 현장 최고위회의 등 집중지원
“인천 서-강화을 상황이 좋지 않다.”
인천 서-강화을 재선거 초반 판세를 지켜본 새누리당 당직자는 3일 이같이 토로했다. 4·29 재·보궐선거 지역 4곳 중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곳이지만 초반부터 난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도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전통적인 텃밭으로 여겼던 이곳이 김무성 대표가 가장 걱정하는 지역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인천 서-강화을은 2000년 서구 중 검단동만 떼어내 강화 선거구와 합친 이래 줄곧 내리 여당이 이겨왔던 지역이다. 안덕수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가 열리게 되자 공천 신청자만 7명이나 됐을 정도로 여권 지지층이 두꺼운 곳이다.
하지만 강화 출신이 아닌 안상수 후보가 주민들의 표심을 끌어 모으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한다.
신 후보는 3차례나 선거에 나서 패배했지만 읍소 전략으로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강화 출신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자 김 대표 측은 더 민감해하고 있다. 선거 구도가 ‘김무성 대 문재인’ 구도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대표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과 2일 두 차례 인천을 방문한 데 이어 6일에도 강화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선거전을 독려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안 전 의원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는 방안까지 고려됐지만 재선거 원인 제공자가 나서서 지원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결국 안 전 의원이 고사했다”고 말했다. ▼ 野, 동교동계 마음 돌리기 안간힘 ▼
정동영 출마로 관악을 판세 흔들… 문재인-동교동계 회동 급히 추진
“동교동을 잡아라!”
4·29 재·보궐선거 초반 판세에 ‘빨간불’이 켜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떨어진 특명이다. 당선안정권으로 봤던 서울 관악을에 ‘정동영 변수’로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호남 표심에 영향력 있는 동교동계가 ‘지원 거부’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교동계를 달래느라 허둥대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처음엔 “문 대표가 서울 관악을 정태호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권노갑 김원기 임채정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원로와의 대화’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급하게 행사 장소가 중앙당으로 변경됐다고 수정했다.
문 대표 측은 “동교동계가 모든 지역을 지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장소를 변경했다”고 해명했지만 사정은 복잡했다. 권 고문이 김현미 대표 비서실장에게 “역대 고문단 회의를 선거지역사무소에서 한 적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앞서 세 상임고문은 2일 골프 회동을 했다고 한다. 문 대표와의 5일 만남과 선거 지원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 고문도 자리를 마련하자고 요청했다”며 “언론에서 그런(동교동계의 선거 지원 반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 면도 있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문 대표는 이어 권 고문에게 7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동교동계의 참배 행사에 직접 참여해 차가운 분위기를 돌려보기 위해서다. 동교동계는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박양수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동교동계 내부에는 여전히 권 고문의 선거 지원을 반대하는 인사가 많다”며 “문 대표가 먼저 동교동계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 수 있도록 진심으로 호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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