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총리 낙마 아쉽지만 감쌀 순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2일 03시 00분


[李총리 사의표명 이후]허탈한 충청민심 “새 얼굴 찾아야”

이완구 국무총리가 결국 사의를 밝히자 충청권 민심은 엇갈렸다. 지역 발전의 기회를 놓친 것에 아쉬워하는 반응과 함께 그동안 제기된 수많은 의혹과 이 총리의 말 바꾸기, 충청 비하 발언 등에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 총리의 지역구(부여-청양)이자 고향인 충남 청양군의 이모 씨(51)는 21일 “성완종 회장이 이 총리에게 줬다는 돈이 다른 정치인보다 적고 돈의 성격도 후원금 명목인데 훨씬 가혹하게 공격받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부여지역의 한 정당 관계자(60)는 “이 총리가 총리 임명 전에도 의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약속을 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아 신망을 많이 잃었다”며 “더구나 위기에 몰리자 충청도 말투 운운하면서 고향 사람들을 어눌하고 우스꽝스러운 사람들로 치부한 데 대해 여론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평가는 엇갈렸지만 앞으로 이 총리가 대망을 꿈꾸는 충청권 ‘맹주’의 자리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충남지역의 한 언론사 기자(47)는 “이 총리가 충남지사 시절 도정을 활력적으로 이끌었던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이번 일은 충청권 정치지도자로서 자질과 도덕성을 의심 받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서산시의 한 공무원은 “충청권의 원로들이 나서 민심을 추스르고 화합을 다지는 한편 유능한 새 정치지도자를 찾아내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정치학)는 “이번 문제는 이 총리 개인의 문제이지 충청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이 총리가 충청권 정치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상실한 만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mhjee@donga.com / 청주=장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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