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궐선거에서 전패한 새정치민주연합 문 대표를 향해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같이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노 진영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그가 친노의 수장인 문 대표에게 “더이상 계파정치를 하지 마라”고 쓴소리를 한 것이다. 7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우 원내대표와 4일 만나 솔직한 심경을 들었다.
―4·29 재·보선의 참패가 충격적인데….
“(야당 텃밭인 서울 관악을이나 광주 서을 중) 한 곳은 상징적으로 이겼어야 했는데….(한숨) 진 사람이 무슨 말을 하나. 당내에서도 아직 내부 통합이 안 됐다.”
―문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2년간 정치 생활을 하면서 당 대표가 21번이나 바뀌었다. 대표가 물러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왜 졌는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바닥부터 진단해야 한다. 문 대표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친노를 탈피하겠다’고.” ―호남(전남 광양-구례)에서 3선한 의원으로 호남의 민심을 어떻게 보는지….
“개혁 공천이라는 식으로 사람을 갈아 치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하책(下策·수준 낮은 정책) 중의 하책이 ‘물갈이론’이다. 어떤 가치와 철학을 갖고 정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재·보선 참패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우 원내대표가 내놓은 ‘패배의 변’은 당 안팎에서 화제였다. 그는 “국민의 선택은 항상 옳다. 구구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며 “국민의 뼈아픈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만 말했다. 380자 분량의 짧은 성명이었다. 우 원내대표는 “실무진이 A4용지 2, 3장으로 적어왔기에 ‘무슨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하느냐’며 ×자를 그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 ‘온건한 합리주의자’로 꼽힌다. 원내대표 재임 기간 동안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정례화했다. 세월호특별법, 새해 예산안 처리,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굵직한 협상을 성사시켰다.
―큰 현안들을 ‘타협’으로 이끌어 냈는데….
“토론하고 대화하며 싸우는, 지금까지의 야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판을 깨는 것보다 끝까지 협상을 이뤄내는 게 진짜 소통이고 정치 아닌가.”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협상 과정에서 ‘다음 원내대표에게 넘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 단체가 마지막까지 참여하는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냈다.”
―공적연금 강화 방안이 추가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부터 당장 하자는 게 아니다. 순차적으로 (명목소득 대체율을) 50%까지 하자는 취지다. 사회적 기구를 통해 많은 논의가 있을 테니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그는 “여당은 청와대를 무조건 대변하고, 야당은 싸우는 식의 구조를 깨기 위한 방법은 개헌밖에 없다”며 “대통령과 여야 대표 등도 이제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이 아니라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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