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1차 북미회담 성과 없었다”…訪美 의장단과 논쟁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13일 10시 11분


낸시 펠로시(민주당) 미국 하원의장은 12일(현지시간) “1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가 없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등 방미단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긍정적인 방향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려는 (대북) 정책이 민주당이 과거 정권에서 진행한 ‘페리 프로세스’를 잇는 정책”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페리 프로세스는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북핵 해법 로드맵이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나는 그런 믿음이 없다”고 말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을 언급했다. 면담 자리에 배석한 앤디 김 하원 의원(민주당) 역시 회의론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보수진영의 우려를 언급했다.

펠로시 의장은 과거 북한의 ‘고난의 행군’ 직후 방북 경험을 회의론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너무 비참하다”고 전했다. 이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른 시일 내 방북해보는 게 어떻느냐”고 제안했다.

이날 면담의 한 참석자는 “문 의장과 이해찬·정동영 대표가 계속 긍정적 방향에 대해 언급하자 상당히 진지한 분위기로 토론이 오갔다”며 “펠로시 하원의장이 면담 말미 ‘이런 진지한 토론을 벌여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또 펠로시 의장은 “긍정적인 의견을 많이 들어서 제가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옳았으면 좋겠다”라는 발언도 했다고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은 아울러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위안부 문제”라며 특별히 위안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관심을 가지고 있고 피해자들이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지지한다”며 “그분들을 도와드리려고 한다. 합의를 일본이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2007년 하원의장에 재임할 당시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 통과되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지난 2015년 방한 당시에도 윤병세 외교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문 의장은 공개 모두발언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그동안의 한미관계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에 있는 한인사회가 얼마나 우리에게 자랑스러운지도 언급한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한국에서도 조야의 다른 의견이 존재하지만 한 마음, 한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에 다 같이 방문하게 됐다”며 “한미동맹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미래에도 동맹이 계속 강화돼야 우리가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의장은 면담을 마친 뒤 펠로시 의장에게 본인이 직접 쓴 ‘만절필동(萬折必東)’이라는 휘호를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만절필동은 ‘중국 황하가 아무리 굽이가 많아도 반드시 동쪽으로 흐른다’는 의미로 문 의장이 북한의 비핵화 관련 ‘긍정론’을 강조하며 언급하는 사자성어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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