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징용 이견 계속 협의…12월 정상회담 조율”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3일 17시 35분


나고야 G20 외교장관회의 후 35분 면담
과거사·수출규제·안보 세 안건 놓고 논의
"12월 정상회담 가능하도록 조율하기로"
"강제징용 이견 있지만 계속 협의할 것"
"시간을 일단 벌긴 했지만, 많은 건 아냐"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내달 한일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조율하기로 했다.

강 장관은 23일 오후 3시40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칸코호텔에서 모테기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다.

애초 회담은 15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35분까지 이어졌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4시20분께 회담을 끝내고 나와 만난 기자들에게 “모테기 외무상과 두 번째 만남이었는데, 상당히 진지한 면담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양측이 어렵게 협의를 통해 만들어 낸 양해사항에 대해 일단 양국 수출 당국 간 대화가 개시돼야 한다는 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우리로선 대화를 통해 수출규제 조치가 조속히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강제징용 판결 관련) 서로 이견은 있지만, 당국 간 논의해온 것을 짚어보고 앞으로 계속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회담에선 내달 한일정상회의 조율 논의도 오갔다. 강 장관은 “서로 회담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율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율이 성사되면 한일 정상은 다음달 하순께 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제안한 고위급 대화에 대해선 “소통 채널에 대한 얘기는 오늘 없었다”면서 “어쨌든 간극이 굉장히 큰 상황에서 서로 선의를 갖고 논의(discussion)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일단 하나의 큰 고비를 서로 어렵게 (넘겼다)”라며 “약간의 돌파구(breakthrough)가 생겼고, 우리로선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일단 벌긴 했지만, 많은 건 아니다”라며 “선의의 대화를 수출당국은 수출당국대로, 외교당국은 외교당국대로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회담에 대해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됐다”며 “과거사, 수출규제, 안보 문제 3가지 안건을 놓고 얘기했고, 지역 정세와 한반도 정세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전했다.

또 “강제징용 배상 문제 관련 시간을 조금 벌었으니, 양쪽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말 선의를 갖고 대화를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데 이해를 더욱 했다”고 말했다.

수출규제와 지소미아 사이 연관이 없다는 일본 정부 입장에 대해선 “큰 논리적 정합성은 없는 것 같다”며 향후 국장급 및 과장급 대화를 통해 강제징용과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소미아 종료 6시간을 앞두고 정부가 ‘조건부 연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한미일 3국이 긴밀이 협의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나고야를 방문했다.

강 장관의 회의 참석 여부는 행사 직전까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날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연기하면서 모테기 외무상 등과 만남을 위해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장관은 모테기 외무상과 회담에 앞서 존 설리번(John Sullivan) 미 국무부 부장관과도 35분가량 회담해 한미 안보 협력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나고야(일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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