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 “강제징용 ‘문희상 안’은 日사과 전제…오해 안타까워”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22일 15시 06분


문희상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19.12.17/뉴스1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19.12.17/뉴스1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은 22일 일본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으로 제안된 이른바 ‘문희상 안’과 관련해 “단도직입적으로 ‘문희상 안’은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전제로 한 법”이라며 “법제화하는 지난한 과정과 그 배경, 선의를 오해하고 곡해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린 ‘문희상의 희망통신 159호’에서 “와세다대학 연설문과 여러 인터뷰, 의장비서실의 설명회에서 누차 설명과 해명을 했으나 오해와 곡해는 더욱 불어나고 있어 다시 한번 저의 소회와 입장을 말씀드린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문 의장은 지난 18일 한국과 일본의 기업, 국민의 성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에 위자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단체는 발의안에 일본의 사과가 명문화되지 않았다면서 ‘친일 법안’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문 의장은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와세다대학교 연설문 전체의 3분의 2를 할애해 강조한 바 있다”며 “일본의 대학생들 앞에서 김복동 할머니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 ‘돈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100억이 아니라 1000억을 줘도 역사를 바꿀 수가 없다’며 절규하셨으며, 할머님이 원했던 것은 오로지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였다고 힘주어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몇 시민단체의 ‘문희상 안’에 대해 일본의 사과가 빠졌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일본의 사죄는 정치적인 것으로 정상 간 합의와 선언에 담겨야 하며, 한국 국내법에 명문화할 수 없는 부분이라 이를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 제안설명에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재확인하는 양 정상간의 사과와 용서가 없으면 이 법은 존재 의미가 없고 진행되지도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문희상 안’ 발의는 완성이 아니라 시작단계이며 수정이 가능하고 중단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발의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적극 지지하며 법안 제출을 서둘러 달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39개 강제징용 피해자 단체가 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청원서를 냈다”며 “일부 원칙적인 주장을 앞세우는 단체들은 이들의 절절한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일본의 명시적 사죄가 없는데 왜 우리가 먼저 화해를 제안하느냐는 비판에 공감하나, 새로운 화해의 틀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며 일본의 사죄를 면제해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이대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실행되면 한일관계가 거의 회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대법원 판단의 취지를 받아들이되 채권자 대위변제를 통한 화해를 유도해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에 대한 심적 고통도 토로했다. 문 의장은 “외교관계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라 어떻게 보면 국회의장인 제가 굳이 이번 ‘문희상 안’을 내지 않아도 됐다”며 “그러나 양국 정부가 충돌만 거듭할 뿐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회의 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했고, 이제 국회의장을 마치는 5개월 후면 정계를 은퇴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할 수 있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24일 한일 정상회담이 양국간 화해 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문 의장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과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재확인하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조치를 원상복구하며, 양국간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의 현안문제를 입법을 통해 해법을 찾는다는 ‘문재인-아베 선언’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고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며 “당장 이번에 이뤄진다면 양국 국민에게 커다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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