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비주류 ‘막후 작전사령관’ 김한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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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탈당 후폭풍]
金이 가는 길 가면 길 보인다는데…
새정치聯 공동창업주로 영향력… 주승용-최재천, 金과 당직사퇴 상의
金 “거취문제 깊은 고민” 文압박… 상황따라 연쇄탈당 물꼬 틀수도

“내 거취 문제는 물론 내년 총선을 앞둔 야권 상황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의원 탈당 사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을 창당한 ‘공동창업주’였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이 탈당을 선언할 때까지도 가급적 말을 아껴왔다.

그렇다고 해서 김 의원이 손을 놓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문재인 대표 퇴진을 요구한 비주류 의원들의 ‘막후 작전사령관’이었다. 그래서 당내에선 “김한길 가는 길을 가면 길이 보인다”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주 최고위원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 당직을 사퇴한 최재천 의원도 김 의원과 상의 끝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측이 새로 구성한 ‘구당모임’의 간사인 노웅래 최원식 의원도 모두 김 의원과 가깝다.

김 의원은 4·28 재·보궐선거 직후부터 문 대표 책임론을 거론했다. 9월 안 의원이 당의 부패 척결 등 3대 혁신 방향을 강조하며 문 대표와 각을 세웠을 때는 잠시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안 의원이 문 대표와 날을 세우는 가운데 비주류 수장인 김 의원까지 나설 경우 독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이 탈당을 고민할 때 따로 조언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의원은 측근들에게 “안 의원이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이 끝내 탈당하자 문 대표를 향해 “어렵게 불러온 안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내몰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당분간 탈당하지 않고 비주류 의원들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문 대표와 친노(친노무현) 주류 진영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접점이 나오지 않을 경우 비주류 의원 10여 명과 함께 탈당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시점이 정계 개편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에서 탈당파를 이끌어냈던 막후 주역으로 친노 세력과의 악연이 깊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차길호 기자
#문재인#안철수#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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