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나간뒤 강경해진 文 “당 흔드는 세력 용납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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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정조준… ‘마이웨이’ 강조, 비례대표도 상향식 공천하기로
안철수 “국민은 100점 바라는데… 與는 10점, 野는 10점도 못얻어”

지역구서 연탄배달 봉사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왼쪽)이 16일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지역구서 연탄배달 봉사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왼쪽)이 16일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6일 당무에 복귀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당내 투쟁을 야기하면서 혁신을 무력화하고 당을 흔드는 세력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주류를 정조준했다.

같은 날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한 안철수 의원은 “국민은 100점을 바라는데 새누리당은 10점, 야당은 10점도 못 얻을 거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의 혁신 부족을 질타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장외 공방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무 복귀의 일성으로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독한 각오로 시련을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당 대표의 공천 기득권이나 계파 패권적 공천을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당을 이른 시일 안에 일사불란한 총선 승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총선기획단, 통합적인 선거대책위원회 등도 조기에 출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 ‘비례대표 당규 개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비례대표도 상향식으로 공천하기로 했다. 외부 인사 영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외부 영입 1호’로 호남 출신의 개혁적 경제학자를 고려하고 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박사급 인사도 입당을 타진 중이라고 한다.

문 대표 측은 친노(친노무현) 진영 의원들의 불출마도 압박하고 있다. 중진과 비주류 물갈이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이다. 최측근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17일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표 측은 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총선기획단장을 맡아 조기 총선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문 대표는 안 의원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안 의원과 이미 결별한 상황에서 비주류를 압박해 당 내분을 수습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도 문 대표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신뢰할 수 없는 야당보다 (차라리) 항상 익숙하게 실망만 주는 여당을 찍게 된다는 게 불행하다”고 문재인 리더십을 비판했다.

측근인 송호창 의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의원의 복당 가능성을 언급하자 안 의원은 “가능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독자 세력화에 나설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17일부터 이틀 동안 전북, 광주 방문에 나선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지난해 초 신당을 추진할 때는 (당시 민주당과) ‘합치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탈당하길 잘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안철수#문재인#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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