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개혁보수신당이 8일 정식 당명을 ‘바른정당’으로 확정하고 보수·중도층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만큼 당내 대선 주자 띄우기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바른정당은 당명 결정 과정에서 ‘보수 적자(嫡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광고 전문가인 홍종화 당명심사위원장은 “경쟁자가 가장 할 수 없는 얘기를 선점하는 게 마케팅에서 핵심 전략”이라고 했다. ‘바른’에는 ‘바르다’라는 뜻과 ‘우파(right)’라는 의미가 동시에 담겨 있다. ‘깨끗한 보수’임을 강조한 작명인 셈이다.
당명에 ‘보수’를 넣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중도층까지 포함한 외연 확장을 위해 제외했다. 김영우 의원은 “결국 대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수가 (당명에) 들어가는 것보다 유연성을 갖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여러 정치세력이 연대나 연합하지 않으면 이번 대선에서 못 이긴다”며 ‘바른정치연대’ 등 연대나 연합을 당명에 넣자고 주장했으나 다수결에서 밀렸다.
바른정당은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 쇄신’ 드라이브에 탈당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당초 이날 의원 4, 5명이 2차 탈당할 예정이었지만 이들은 “사태를 좀 더 지켜보자”며 탈당의 디데이를 15일경으로 늦췄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서청원 최경환 의원은 이미 죽은 몸이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에 바른정당은 이번 주 릴레이 정책 토론과 시도당 창당대회 등으로 존재감 키우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13일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참여하는 ‘대선 후보 정책 토론회’도 연다. 결국 인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야 당 지지율도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반 전 총장 영입전에서도 밀릴 수 있다.
대선 주자들은 창당 작업으로 잠시 미뤄 뒀던 대선 행보도 재개했다. 유 의원은 세월호 참사 1000일을 하루 앞둔 이날 경기 안산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의 화두인 ‘대통합’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에 “2년 전 원내대표 시절 세월호 인양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해 인양 결정을 끌어냈지만 아직도 인양되지 못해 참으로 송구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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