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자유한국당이 7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무역 보복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국방부와의 당정협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중국의 보복 조치는 강대국답지 않은 치졸한 행동이자 WTO를 무시한 행태”라고 지적한 뒤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생각돼서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해놓고 부당한 보복을 하는 것은 지적할 필요가 있다”며 “무역보복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는지를 확인해 WTO 제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당정은 또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피해를 보고 있는 관광업계에 현재 700억 원 규모인 운영자금 특별융자를 500억 원 늘려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또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설 방침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한미 외교·국방 협의체를 통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촉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제재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제9차 한중 통상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중국의 조치들이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지 검토해 국제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이날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중국의 보복중단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결의안에는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한 단체 관광객 관광 금지, 한한령(限韓令) 등을 즉각 철회하고 한국 기업의 경영 활동 보장과 중국 내 우리 국민의 안전보호 조치를 강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무성 의원은 “중국은 우리의 방어무기에 대해 더 이상 내정간섭을 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WTO 제소 추진에 대해 “실효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WTO에 제소하려면 증거를 모으는 데 1년, 심판까지는 2, 3년이 걸리는데 중간에 우리 기업은 다 도산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외교·안보를 흐트러뜨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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