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는 18일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 북부 일원에서 현장 유세를 펼치며 보수층의 선택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전날에 이어 선거운동 초반 수도권과 보수층의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영남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과 대비됐다.
유 후보는 이날 경기 파주시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해 수도권을 초반 공략지역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수도권 유권자들은 누구보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 내가 경제, 안보와 관련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봐준다면 표심이 나에게 제일 쉽게 올 수 있는 지역이 수도권”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에 대해선 “별로 말하기 싫다”면서도 “영남지역 유권자들이 최소한의 자존심이 있다면 홍 후보를 절대 안 뽑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무자격 후보’ 프레임을 또 강조한 것이다.
유 후보는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도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박지원 대표가 전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호남 홀대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박 대표가 그동안 잘 숨어 있다가 드디어 나온 것 같다”며 “(이번) 선거에서 지역주의를 악용하려는 최초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철수의 최순실’은 박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발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선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확인해보니 한미가 합의한 그대로 한다고 한다”면서 통화 내용까지 공개하며 안보를 강조했다.
이날 현장 유세 외에 유 후보는 경기 김포시의 한 특성화고에서 일일 교사 체험을 하며 교육 공약을 강조했다. 중소기업 근로자들과는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고충을 들었다.
하지만 유 후보가 치열하게 유세를 돌며 대선 완주 의지를 다지는 것과 달리 당내 상황은 뒤숭숭하다. ‘보수 개혁’이라는 기치를 걸고 창당했지만 낮은 지지율에 고전하면서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와 3년 뒤 총선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며 원심력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김무성 바른정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의정부 유세를 함께 돌며 유 후보를 띄웠다.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는 유 후보와 소주잔으로 러브샷도 했다. 김 위원장이 “지금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힘을 실어줬지만 19일 TV토론 이후에도 지지율에 변화가 없다면 사퇴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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