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창당 100일을 맞은 바른정당은 전날 의원 12명의 집단 탈당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선 막바지까지 난국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복당 신청을 했던 12명이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 때문에 대선 전 입당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까 속을 태우고 있다.
김세연 중앙선대본부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이 순간, 국회의원들이 당을 떠나는 것에 비할 수 없을 만큼 국민들의 무한한 지지가 바른정당으로 모아지고 있다”며 “2일부터 이틀간 온라인 입당 당원이 약 1500명에 이르러 평소보다 50배 이상 늘었고, 후원금도 이틀간 1억3000만 원이 모여 평소의 20배 이상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정치는 국민을 보고 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 가슴에 새긴다”며 “우리도 놀랄 만큼 응원과 사랑을 보내 주시는 국민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차라리 잘됐다”며 “후보를 흔드는 세력들이 사라져 막판 유세에 집중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승민 대선 후보는 대구 동화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뒤 “정치는 세력이기 이전에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개혁 보수를 한다는 게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20명이든 12명이든 한 자리 숫자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일부러 TV토론에서 시간을 아껴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량대첩에서 수군이 전멸하다시피 하고 장군들이 다 도망가거나 투항했을 때 나라를 지킨 것은 모함에 걸려 옥살이했거나 지방에 귀양을 갔던 선비, 백성들이었다”며 자신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전날 탈당 결정을 일시 보류했던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입장을 철회한다”며 “부족한 판단으로 혼선과 실망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 의원은 “국민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그게 입장을 번복한 가장 큰 이유”라며 “외롭고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유 후보의 마지막 선거운동에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도 황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그동안 잘 보듬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미안하다”며 “개혁 보수의 길에 동참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반면 한국당 복당파는 황 의원의 이탈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친박계의 반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 3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철우 사무총장이 5일에 복당을 시켜줄 것이라고 해서 믿었는데 실망스럽다”며 “탈당을 보류할지 상의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친박계를 의식해 입당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단체로 복당을 포기하자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다른 3선 의원은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해 결단을 내렸는데 대선을 앞두고 ‘내 편 네 편’을 따지는 게 말이 되느냐”며 친박계를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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