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6일 바른정당을 탈당한 홍문표 의원 등을 일괄적으로 복당시키고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당원권이 정지됐던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에 대한 징계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에 따라 옛 새누리당 인사들 다수가 다시 한 지붕 아래서 대선을 치르게 됐다. 홍준표 한국당 대통령 후보는 7일 “그동안 섭섭했던 서로의 감정을 모두 한강 물에 띄워 보내고 보수 대통합 정치에 동참해달라”고 주문했다.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한 승부수로 보이나 오로지 보수 표의 결집을 노리고 ‘도로 친박(친박근혜)당’을 만든 것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감할지 의문이다.
홍 후보는 4일 경북 안동 유세에서 일괄 복당과 징계 해제를 주장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닥치자 직권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 당헌 104조에 대통령 후보가 선거일까지 필요 범위 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권한을 우선 갖게 돼 있는 것이 근거라고 하나 친박 패권주의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사면권까지 행사할 수 있는지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새누리당이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쪼개진 것은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미 불거졌던 친박과 비박(비박근혜) 간의 갈등이 탄핵 정국 속에서 더는 동행이 어려울 정도로 증폭됐기 때문이었다. 그런 친박과 비박이 다시 합쳐야 할 정치적 명분은 없다. 한국당에 복당한 의원들은 그들이 그렇게 비난했던 친박 패권주의의 부활을 용인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선거 전략 차원에서 친박과 비박이 일시적으로 손을 잡는다고 그 결합이 오래갈 리 없다.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양측의 해묵은 갈등과 이전투구는 재연될 공산이 크다. 보수층이 진보좌파 정권 출범을 우려한다고 해도 보수 정당의 속 보이는 꼼수에 감동받겠는가. 개혁은커녕 명분도 원칙도 없이 ‘보수 대통합’을 외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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