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대선에서 패배한 보수 진영 두 후보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후보는 당권 장악에, 바른정당 유승민 전 후보는 ‘강연 정치’를 통한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당내 기반이 취약한 홍 전 후보와 당의 주류인 유 전 후보의 상반된 당내 입지에서 비롯된 ‘포스트 대선’ 전략이다.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후보는 15일 밤 페이스북에서 “아직 국민은 한국당을 신(新)보수주의 정당이 아닌 실패한 구(舊)보수주의 정권세력의 연장으로 본다”며 “그 잔재들이 당을 틀어쥐고 있는 한 국민은 한국당을 버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을 낡은 보수로 규정해 당 쇄신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 전 후보는 또 “10년 집권으로 관료화된 당을 전투적 야당 조직으로 바꾸지 않으면 보수우파 적통 정당은 정치판에서 사라지고 좌파들의 천국이 된다”고 지적했다.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반면 유 전 후보는 15, 16일 강원 고성의 국회연수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 ‘유승민 역할론’에 선을 긋고 백의종군 의사를 거듭 밝혔다. 유 전 후보는 전국을 돌며 ‘강연 정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에서 ‘젊은 보수층’의 지지를 확인한 만큼 전통적 보수층을 두고 한국당과 경쟁하기보다 새로운 보수층 창출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유 전 후보는 17일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전남 목포신항을 방문한 뒤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바른정당은 16일 연찬회를 마치면서 “소속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전원은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만을 바라보며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개혁 보수의 길로 나갈 것”이라며 ‘독자 노선’을 선언했다. 바른정당은 6월, 한국당은 7월에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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