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보수 결집할 때”… 유승민측 “통합엔 원칙 있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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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새 지도부 구성 진통
주호영 “자강-통합 싸울 일 아니다”

바른정당이 이혜훈 의원의 대표직 사퇴로 리더십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 지도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가닥을 잡는 듯했으나 보수 통합 등 당의 진로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면서 매듭을 짓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3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바른정당이 자강론이네, (보수) 통합론이네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론이) 먼 거리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자강이 없는 통합은 굴욕에 불과하고, 정치는 세력을 키워가는 것이라 자강하면 통합도 쉽게 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의 진통이 타협할 수 없는 자강파와 통합파의 노선 갈등으로 비치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앞서 원외위원장 간담회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전면에 내세운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원외위원장 중에는 바른정당의 독자 노선을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유 의원과 가까운 진수희 최고위원도 이 자리에서 “유 의원도 보수 통합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다만 원칙 있는 통합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명분이 없다”며 통합파를 비판했다.

그러나 ‘주호영 권한대행 체제’를 주장하는 김무성 의원은 이날 ‘바른포럼’ 창립총회 축사에서 “선국후당, 선국후사의 정신으로 큰 그림을 보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보수 우파가 대결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재판, 친박(친박근혜) 인적 청산 등 보수 정치권의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보수 대통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새 지도부를 구성해도 늦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

다만 김 의원은 “지금 바른정당은 분열하면 안 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비대위 체제를 놓고 당 내분이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자 확전을 피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일각에선 자강론을 대표하는 유 의원이 전면에 나서면 바른정당이 보수 통합에 아예 선을 긋는 것처럼 비쳐 통합파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피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홍수영 기자
#바른정당#유승민#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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