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통합 현실화땐 탈당 시사… 주승용-조배숙도 부정적 입장 선회
안철수 “국감뒤 논의” 한발 물러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한 국민의당 일부 의원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통합 논의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3일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라디오에서 ‘양당 통합에 시동을 걸 경우 탈당 의지를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몰아가면 곤란하다”면서도 “(탈당을 시사한) 제 생각을 들키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를 이어갈 경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의 태생은 누가 뭐래도 호남이다”라며 “호남과 햇볕정책은 버릴 수 없고, 버려서도 안 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통합이 아닌 정책연대와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배숙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민의당은 중도개혁 정당이지 보수정당이 아니다”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통합 논의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당초 통합에 원론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던 호남 중진 의원들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데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 여부에 대한 동아일보의 전수조사 결과 보도가 21일 나간 이후 주말 동안 호남지역에서 항의가 빗발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내부 반발이 격해지자 양당의 통합을 서둘러 추진해 온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는 국감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감이 끝나고 내부 논의를 모아 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전날 유승민 의원이 “개혁보수 원칙에 동의하지 않으면 함께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바른정당 내부용 메시지로 해석한다”며 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국감 일정이 없는 25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안건으로 한 최고위원·의원 연석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안 대표는 24일 호남 중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한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 정치연수원의 정치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유 의원에 대해 “분열의 정치는 그만두고 제대로 된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 나만 옳다는 독선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며 통합에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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