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소속 의원 20명 중 보수 통합파 8명이 이르면 6일 집단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재결합 문제를 결론 내지 못하면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3일 표결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여부를 확정 지을 방침이다. 이로써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재통합을 놓고 ‘운명의 일주일’을 맞게 됐다.
바른정당은 1일 의총을 열어 한국당과의 재결합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두 보수 야당의 새 지도부를 함께 선출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통합 전당대회’ 제안을 내놓으면서 논의가 연장된 것이다. 의원들은 5일 다시 모이기로 했지만 이미 ‘심리적 분당(分黨)’ 상태를 확인했다는 게 중론이다.
통합파의 수장인 김무성 의원은 의총에서 자강파의 주장을 일일이 반박하며 보수 통합의 필요성을 강하게 설파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변한 게 없다”는 주장에 “한국당은 엄청 변하고 있다. ‘박근혜당’이었던 한국당이 박근혜를 내쫓는 게 엄청난 변화”라고 반박했다. 또 “새 지도부를 세운 뒤 통합 움직임을 이어가면 된다”는 주장에는 “지금 당 대표 후보의 면면을 보면 통합 논의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분당이란 파국을 피하기 위해 전당대회(13일 예정)를 일단 연기하자는 주장을 일축했다. 유 의원은 “‘통합 전당대회’는 통합의 방법론일 순 있지만 그 자체가 (한국당과의) 원칙 있는 통합은 아니다.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의 주장과 관련해 “새로 선출될 지도부가 통합 논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단정 짓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통합파의 한 의원은 의총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5일에도 한국당과의 통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우리는 원래 예정했던 수순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과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 8명과 원외당협위원장 60여 명은 이르면 6일 집단 탈당 뒤 한국당 복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안을 의결하지 않고 처리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이 2일 밤 12시까지 탈당 권유에 대한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 제명이 가능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홍문표 사무총장이 최고위에 제명안을 보고하면 국회의 국무위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방식을 준용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들의 찬반 의견을 모두 개진하게 하되 이후 제명안을 채택했다고 선언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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