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74% 찬성, 논란 끝났다” 반대파 “투표율 23% 불신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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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바른정당과 통합 공식추진

통합 반대측 당원 난입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중앙선관위원장인 이동섭 
의원(뒤쪽 가운데)이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에 대한 전 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던 중 통합 반대 측 남성당원(왼쪽 목도리 두른 
남성)이 난입해 단상을 밀치며 “안철수가 그렇게 돈이 많냐”며 소란을 피우다가 관계자들의 저지를 받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통합 반대측 당원 난입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중앙선관위원장인 이동섭 의원(뒤쪽 가운데)이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에 대한 전 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하던 중 통합 반대 측 남성당원(왼쪽 목도리 두른 남성)이 난입해 단상을 밀치며 “안철수가 그렇게 돈이 많냐”며 소란을 피우다가 관계자들의 저지를 받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건 정치적 승부수가 일단 통했다.

국민의당이 실시한 전 당원 투표 결과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성 의견이 74.6%가 나온 것.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한 내가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신임을 받은 것”이라며 본격적인 통합 추진을 선언했다. 하지만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통합 반대파는 투표 참여율이 23.0%에 불과했다며 오히려 안 대표가 불신임됐다고 주장하고 있어 국민의당은 그야말로 ‘심리적 분당’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 재신임 찬성 74.6%, 安 “압도적 지지”

지난해 12월 31일 국민의당 중앙선관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안 대표 재신임에 대한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찬성 74.6%(4만4706표)로 반대 25.4%(1만5205명)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온라인 투표와 자동응답 전화 조사로 실시된 이번 투표에는 선거인단 26만437명 가운데 23%인 5만9911명이 참여했다.

안 대표는 결과 발표 1시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의미의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를 새해 사자성어로 택할 만큼의 각오로 당을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통합 반대파를 향해서는 “당원 75%의 찬성을 두고 더 이상 논란을 벌이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압박했다. 안 대표는 2일 양당 현역 의원 각 2명이 참여하는 교섭 창구인 ‘2+2 협의체’를 가동한다.

○ 통합 반대파, ‘시궁창’ ‘용팔이 전대’ 원색 비난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 무효와 안 대표의 퇴진을 주장했다. 천정배 정동영 조배숙 의원 등 18명은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를 발족시키고 “최종 투표율은 23%에 그쳤다. 77% 이상의 당원들이 사실상 반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원 전체로 치면 통합 찬성은 17.2%에 불과하다. 사실상 불신임 투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통합의 최종 관문인 전당대회 개최를 결사 저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안 대표 측은 늦어도 2월 초까지 공인인증서를 통한 전자서명으로 투표를 대체하는 온라인 투표와 현장 전당대회를 동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전당대회에 대한 당규 세칙이 없어 중앙위원회나 당무위원회에서 세칙을 신설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통합파가 다수인 만큼 의결은 가능하다. 하지만 통합 반대파인 이상돈 의원이 전당대회 의장이어서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통합 반대파는 “내가 창당자금 1억 원을 냈고 다른 의원들은 10만 원도 안 냈다”는 안 대표의 발언도 비난했다. 유성엽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창당 발기인으로서 10만 원 이상씩 저희가 다 냈다. (안 대표는) 나중에 이자까지 붙여 회수해 갔으면서 몰상식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안 대표의 구상유취(口尙乳臭·입에서 젖내가 난다)한 TV 인터뷰를 보면 시궁창까지 떨어진 안 대표의 처신에 저까지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당 역사상 날치기 전당대회는 ‘용팔이 각목 전대’와 ‘YS를 제명한 정운갑 전당대회’뿐이다. 합당 전당대회를 강행하면 안 대표가 제2의 용팔이, 정운갑이 된다”고도 했다.

‘용팔이 각목 전대’는 1987년 전두환 정권이 조직폭력배 김용남 씨(일명 용팔이)를 동원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주도한 통일민주당 창당을 방해한 사건이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국민의당#바른정당#통합#안철수#유승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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