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지도부가 11일 퇴진파인 권은희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전국여성위원장 직을 직책당비 미납을 이유로 박탈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권 최고위원은 9개월 동안 당비를 미납했고, 당 사무처에서는 납부 독려 문자를 3번 보냈다”며 “직책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은 당직자는 당직을 박탈하며 또한 공직선거 후보자 신청 자격을 박탈한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각 당원은 당비를 납부할 의무를 가지며, 직책당비는 그 직책에 따라 정기적으로 매월 납부하는 당비다.
당원이 고령이거나 장애인·청년·국가유공자 등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최고위원회가 의결을 통해 당비를 감면할 수 있으나 권 최고위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본 것이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는 오신환 원내대표(당연직 최고위원)를 포함해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등 퇴진파가 다수였으나,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의 징계에 이어 이날 권 최고위원까지 당직이 박탈돼 당권파가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이로써 손학규 대표는 총선기획단 등 최고위 의결이 필요했던 당무를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권 전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통해 “식상한 구태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젊은 의원이 상대적으로 많고 청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바른미래당으로서는 리더십 교체가 절실했다”며 “손 대표는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본인의 뜻에 반하는 사람들은 모두 윤리위원회를 이용해 제거했다”고 비판했다.
권 전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는 것을 최고위원으로서 막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런데 마지막 남은 선출 최고위원인 저를 당비 미납으로 당직을 박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사당화한 당에 당비를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같은 이유로 월 200만원의 활동비를 주겠다고 하는 것도 거절했다”며 “활동비로 갈음하라”고 말했다.
권 전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 최고위원들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이 가질 수 있는 것에만 급급했다”며 “대표실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제가 사용하기로 했던 정책위의장실을 자신의 사적인 공간으로 차지했다. 국회에 머무를 곳도 없는데 대표와 무슨 소통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정치 상황이 혼란스럽다. 더불어민주당도 싫고 자유한국당도 싫다는 무당층이 많다”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일원으로서 상식이 통하는 나라, 국민이 마음 편한 나라를 만드는데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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