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0일 오후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인 내년도 예산안 막바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각 수조 원 규모의 감액을 요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받기 어렵다고 맞서면서 예산안 협상은 중단됐다.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는 10일 오전까지의 협상 결과를 원내지도부에 설명한 뒤 추후 심사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노력을 많이 했는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각 당 원내지도부에 이 상황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할지를 논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게 예산안 규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 의미가 있다. 세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이후 과정은 원내지도부와 의논하고 가능한 빨리 이야기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언제쯤 다시 볼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지도부와 (상의를 해봐야 한다)”며 “원내대표 간 협의를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도 “각 당 간사들이 원내지도부와 이야기하면 원내대표들끼리 어떻게 할지 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3당 간사협의체가 중단된 것은 금액에 대한 이견뿐만 아니라 한국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예산안 합의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철회의 전제조건으로 결론을 낸 것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 및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국회의원 모두의 발걸음이 본회의장을 향하고 있는데 한국당 마음만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며 “어제 심재철 원내대표와 첫 번째 협상 결과가 의총부터 뒤집혀지기 시작했다. 필리버스터 철회 약속은 3당 간사 예산안 심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발뺌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예산안 합의가 필리버스터 철회의 전제조건이라고 내걸기 무섭게 한국당의 예산안 심사 태도는 돌변해 민생예산 심사과정 뒤집기 무대로 전락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밤새워 예결위 간사 간 심사와 합의를 시도했지만 지금 이 시각까지 거듭된 이견만 제기될 뿐 한정된 시간 안에 예산안을 합의하기 위한 어떠한 책임 있는 결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종배 의원은 이날 간사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대폭적인 삭감을 요구했다”며 “특히 총선용 퍼주기 사업, 가짜 일자리 사업이나 소득주도성장, 정부의 정책실패 등과 관련된 예산 감액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고, (협상 상황을) 원내지도부에 보고했다”며 “의원총회에서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한국당이 요구한, 구체적인 감액 대상 사업과 감액 규모 등을 묻는 말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한국당은 4조원, 바른미래당은 3조원을 순삭감할 것을 요구했는데, 민주당은 이전에 4+1 협의체에서 합의된 1조 2000억원 삭감 이상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감액 규모를 놓고 난항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 3당 간사협의체가 중단되면서 당초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 게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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