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의 이름이 다시 정치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전권을 주겠다’며 안 전 대표의 복귀를 요청했고, 안 전 대표 측 인사들은 이에 화답했다. 그러나 복귀 순서에 대해 이견이 표출되면서 안 전 대표 복귀 여부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이름을 먼저 꺼낸 것은 손 대표 측이다.
손 대표는 주말인 지난 14일 안 전 대표 측 비례대표 의원들 일부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안 전 대표가 당으로 돌아오면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 “당권을 내놓으라면 내놓겠다” 등의 이야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 전 대표 측 인사들도 화답했다. 안 전 대표 측 비례대표 의원들은 전날(22일) 손 대표의 뜻에 환영을 보냈다. 그러면서 당 차원의 공식적인 안 전 대표 복귀 요청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안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안 전 대표 역시 고민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에서 이렇게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생각을 안 할 수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안 전 대표 측 원외위원장들도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의 창당을 책임 있게 완성시킨 정치인으로서, 바른미래당이 분열과 혼란으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을 극복할 책무가 있다. 안 전 대표의 통 크고 결연한 정치적 결단을 요청한다”고 밝히며 손 대표의 복귀 요청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복귀 논의는 안 전 대표 측 의원들이 당 최고위원회의 해체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면서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비대위 구성 요구’에 대해 “우리나라 정치가 아무리 엉망이라도 정치의 기본과 순리가 있는 법”이라며 “안 전 대표가 오면 모든 것을 다 해준다 했다. 손학규 사퇴가 전제되어 있다? 전혀 아니다. 안 전 대표가 복귀해 ‘무엇을 하겠다’ 입장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당권파 인사인 주승용 최고위원도 최고위에서 “너무 성급한 주문이 아닌가. 미국에 있는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이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이처럼 반박한 것은 ‘전권 이양’에 조건으로 내건 ‘손학규-안철수 단독 회동’ 조건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봤다.
최소한 두 사람이 직접 만나 손 대표 사퇴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비대위 구성으로 자신의 사퇴부터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라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마냥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오는 것 역시 부담은 남아있다.
바른미래당은 과거 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가 ‘합리적 중도과 개혁적 보수’라는 선언문을 기치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만든 정당이다.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새로운보수당’이라는 신당으로 탈당을 앞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온다면 ‘통합 실패’를 선언하는 꼴이다. 아울러 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칭) 마저 떨어져 나가 분열의 정치를 이끌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그것 역시 결국 안 전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창업자로서 고민이 더 깊어지겠지만, 결단하고 말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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