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예고했던 호남계, '호남 통합' 급물살에 잔류
주말에도 논의 이어가면 내주 중 선언 나올 듯
안철수계, '안철수 신당' 합류+제명 조치 청신호
당명 제동 걸리고 첫 여론조사 지지율 3% 불안
극심한 내홍으로 안개 속을 걷던 바른미래당이 본격적으로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다. 집단 탈당을 예고했던 호남계 의원들은 ‘호남 기반 3당’ 통합이 급물살을 타자 ‘잔류’로 굳히며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고,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철수 전 의원의 신당 합류로 탈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7일 호남계 중진인 박주선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통합추진위원회를 의결했다. 늦어도 오는 12일까지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절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호남계를 비롯한 당권파 의원들은 지난 10일까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퇴진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손 대표를 압박했다. 이찬열·김관영·김성식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며 일부 의원들의 이탈 사태도 벌어졌다.
하지만 손 대표가 6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며 분위기가 전환됐다. 호남계 의원들이 4·15 총선 전 제3지대 중도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만큼, 당 잔류로 선회하며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대안신당, 평화당과 손잡으면 잇단 탈당에 상실됐던 교섭단체(20석) 지위도 회복할 수 있다. 현재 바른미래당 17석·대안신당 7석·평화당 4석이다. 특히 선관위가 정당에 국고보조금(경상보조금)을 지급하는 15일 전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해야 86억원가량의 국고보조금을 받는다.
각 당은 주말에도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통합 논의를 이어간다. 바른미래당은 1단계로 각 정당들과 통합을 이루고, 2단계로 청년 세력과도 연대 또는 통합해 세력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통합 방식과 시기 등 조건에 대해 각 정당들 간 다소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이 이뤄진 뒤에도 손학규 대표의 사퇴 문제, ‘도로 호남당’ 비판 등은 극복해야할 과제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인 상태로 안철수 전 의원의 신당 창당 작업에 함께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이 준비 중인 신당은 오는 9일 발기인 대회를 열어 창당준비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정당 창당에 필요한 5개 시도당 창당 뒤 내달 1일 중앙당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선이 60여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만큼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지만, 안 전 의원의 신당은 시작부터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고 있다.
당명 구상부터 제동에 걸렸다. ‘안철수’라는 이름을 넣은 신당명으로 국민들에게 정당을 알리고자 했던 계획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으로 무산됐다. 선관위는 이름이 들어간 당명을 사용시 사전 선거운동을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의 신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갤럽의 2월1주차(4~6일)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 처음으로 대상에 포함된 안철수신당(가칭)의 지지도는 3%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과거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했던 정당들의 첫 조사 기록보다 저조하다는 게 한국갤럽의 설명이다.
안철수계가 바른미래당과 ‘합의 이혼’을 할 가능성이 열린 것은 청신호다. 호남계 의원들이 호남 3당 통합 뒤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 조치하는 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의 제명이 있어야 의원직을 유지하며 당적을 옮길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당초 당권파 의원들은 제명 조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이에 안 전 의원의 신당이 ‘의원 1명’의 정당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권은희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비례대표 의원들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서 윤리위원회 절차를 언급하고 있는 만큼, 윤리위 단계에서 가로막힐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철수 전 의원의 신당은 오는 9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당일 안 전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공유정당이란’을 주제로 강연하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참석해 강연에 나선다. 창당준비위원장은 안 전 의원이 직접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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