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럽 경제를 견인해 온 독일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독일의 유력 경제 싱크탱크들이 독일 경제의 성장 전망을 낮추고 경기 후퇴 위험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IFO 등 경제연구소 4곳은 11일 발표한 합동보고서에서 독일이 내년에 1%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6개월 전 전망했던 2%에서 절반이나 낮춘 것으로 그나마 유로존 위기가 악화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올해 독일 경제의 성장률도 0.9%에서 0.8%로 낮춰 잡았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독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독일의 수출이 현 추세를 유지하고 유로화의 약세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더라도 성장 둔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특히 “유로존 상황이 계속 나빠진다면 독일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밖에 없고 결국 독일이 공식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제1의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기침체는 독일에 대한 다른 유럽 국가들의 수출 감소로 이어져 유로존 전체에 연쇄 타격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업률은 20년 만에 최저치인 현 6.2%에서 내년에는 6.8%로 올라갈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가 나온 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럽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독일의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리스 최대 기업인 코카콜라헬레닉(CCH)이 고국을 떠나겠다고 밝혀 그리스에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CCH는 본사를 스위스로 옮기고 영국 런던 증시에 새로 기업공개를 하겠다고 밝혔다.
CCH는 미국 코카콜라가 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시가총액이 57억 유로(약 8조2135억 원)로 그리스 전체 시총의 20%에 이른다. 스위스에 새로 둥지를 틀면 유동성 공급이 훨씬 쉬워지고 안정적인 정치, 경제적 여건 속에서 ‘그리스 디스카운트’를 떨쳐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기업들의 그리스 버리기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그리스 유제품 대기업 파예(FAGE)는 낮은 세율과 더 나은 자금 조달을 위해 본사를 룩셈부르크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은 그리스 자회사인 엠포리키은행을 그리스 알파은행에,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은 그리스 자회사인 제니키은행을 그리스 피레우스은행에 넘기기 위한 협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세계 2위 유통업체인 프랑스 카르푸는 그리스 합작법인 지분을 현지 유통업체인 마리노풀로스에 매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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