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음식 및 숙박업’이 올해 1분기(1∼3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13년 만에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언급한 가운데 이와 상반되는 경제지표가 잇달아 나오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일 내놓은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월 발표된 속보치(1.1%)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낮아진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속보치보다 1분기 성적표가 낮아진 것은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건설투자 증가율은 2.8%로 속보치보다 1.0%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2014년 4분기(―1.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3.4%로 속보치(5.2%)보다 낮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 및 숙박업의 성장률이 ―2.8%로 고꾸라졌다. 2005년 1분기(―3.5%)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일반음식점과 주점 매출이 줄면서 감소 폭이 컸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을 급하게 올린 것이 인건비 비중이 큰 이들 업종에 타격을 줬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1분기 성장률에 대해 “비교적 높고 견실한 성장세”라고 평가했지만 속보치보다 성적이 떨어지면서 경기 진단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앞으로 남은 3개 분기 성장률이 0.82∼0.88% 사이면 올해 성장률 3.0%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09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5% 늘었다. 4월 마이너스 성장에서 한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으며 1월(22.3%) 이후 4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회복한 것이다. 하지만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1.3%로 여전히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커 ‘반쪽짜리 회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