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경제보고서 통해 지적
“국제 경쟁력도 타격 입을 우려… 내년 추가인상前 객관적 평가 필요, 부가세 인상해 기초연금 재원 마련”
최근 호텔 식당 도소매업의 고용 둔화가 최저임금 인상과 연관돼 있는 만큼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전 임금 인상의 영향을 평가하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문했다. 부가가치세 증세와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도 권고했다.
랜들 존스 OECD 한국경제담당관은 20일 기획재정부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18년 한국 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현 정부가 5년 동안 최저임금을 54% 인상하기로 한 공약에 대해 OECD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이 같은 임금 인상의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물가가 목표치 이상으로 오르고 그 여파로 한국의 국제경쟁력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존스 담당관은 최저임금을 16.4% 올린 지 5개월 만에 고용 둔화가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대출 규제 강화로 건설경기가 하락하고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제조업 경기가 부진에 빠지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도소매업, 음식점업 등에서 나타나는 고용 둔화는 최저임금 인상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요인을 배제한 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폭풍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 둔화, 도소매업 분야의 과당 경쟁 등을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존스 담당관은 “2019년과 2020년 최저임금을 추가로 인상하기 전에 올해 인상된 임금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사회의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기초연금을 늘리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부가가치세를 인상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존스 담당관은 “한국의 부가가치세율은 10%인데 OECD 회원국 평균은 19%를 넘는다”며 증세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다만 부가세 인상이 저소득층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으로 늘어난 세수를 저소득층 지원에 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0.5%포인트로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의 저금리 때문에 가계부채가 늘고 자본이 유출될 리스크가 있는 만큼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집단 개혁을 위해 기존 순환출자를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것과 더불어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활동을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는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