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차등화 무산되자 “불복종”, 14일 결정시한 앞두고 반발 확산
김동연 “일부 업종 고용에 영향”, 홍종학도 “부작용”… 속도조절론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이 무산되자 소상공인과 편의점 점주,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최저임금 결정 시한인 14일을 앞두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도 잇달아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고 5인 미만의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 공동휴업 등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전편협은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가맹점주들로 이뤄졌다.
전편협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폐업 직전의 편의점이 속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동결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반대 등을 주장했다.
신상우 전편협 공동대표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 오후 10시 이후 야간수당을 1.5배로 늘려야 하는데, 이는 편의점 문을 닫으라는 뜻”이라고 했다. 전편협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물건 값을 5% 올리는 ‘야간할증’도 검토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오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적, 내용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논의되는 최저임금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소상공인들은 개별 업종별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장은 ‘소상공인 모라토리엄(불복종)을 선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소상공인들은 절박한 염원으로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이 받아들여지길 기대했지만, 공익위원들이 이를 외면함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기울어진 운동장’임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 인상이)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업 등 일부 업종에 영향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홍종학 중기부 장관도 11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작용이 먼저 드러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14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을 시도한다. 이날에도 사용자위원 9명은 전원 불참할 예정이다. 만약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4일 0시에 바로 15차 전원회의가 이어진다. 현재 노사가 제시한 금액 차(근로자 1만790원, 사용자 동결)가 크기 때문에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중재안으로 표결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 이듬해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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