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생 A 씨(28)는 올해 3월부터 두 달간 서울의 한 PC방에서 월급 160만 원을 받기로 하고 하루 8시간씩 주 5일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며 괴로워하던 업주는 근처에 PC방 2개가 더 생기자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A 씨의 두 달 치 월급 320만 원도 밀린 상태다.
업주는 “가게가 정리되면 밀린 월급을 주겠다”고 했지만 7월까지 아무 소식이 없었다. A 씨는 고민 끝에 최근 노동청에 임금체불 사실을 신고했다. 노동청은 바로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업주는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고용 상황이 참사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청년층(15∼29세)의 임금체불 신고액이 역대 최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을 높여주겠다며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일자리가 줄고, 임금체불까지 급증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청년 임금체불 신고자는 3만9907명으로, 이들이 받지 못한 임금 신고액은 898억4300만 원에 이른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6년 같은 기간 신고액(801억18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임금체불은 652억3500만 원으로 전체 임금체불의 72.6%를 차지한다. 임금체불 업체는 2만4239곳으로 국내 30인 미만 사업장(187만234곳)의 1.3%지만 이는 임금체불로 신고된 업체 수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많은 청년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임금체불은 편의점이나 카페 등 청년들을 다수 고용하는 영세사업장과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신 의원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약계층인 청년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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