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이모 씨(25)는 지난달 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편의점 주인이 하루 5시간이었던 근무시간을 3시간으로 줄이자고 해서다. 근무시간을 줄여서는 생활비 대기가 빠듯했던 이 씨는 새 일자리를 찾아나섰지만 열흘 이상 실업 상태다. 그는 “9월이면 대학들이 개강을 해 알바를 쉽게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좀처럼 자리가 나질 않는다”며 당장 생계비 마련이 걱정이라고 했다.
경기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줄면서 청년층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월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한 10.0%에 이르렀다. 이는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8월(10.7%)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층 취업자 수도 39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 명 줄어들었다. 올해 4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처럼 청년층 실업률이 높아진 데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20대 후반에 비해 10대 후반과 20대 전반에서 실업자가 많이 늘었다”며 “연령대로 봐서 음식·도소매 분야 일자리를 찾는 계층인데 그 수요만큼 일자리 공급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9세의 8월 실업률(9.9%)보다 15∼19세의 실업률이 11.4%로 더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포인트 오른 수치다. 20대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정규직을 염두에 두고 구직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상당수 포함돼 있을 수 있다. 하지만 15∼19세이거나 대학을 졸업하기 전인 20대 초반의 청년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 취업을 희망한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하면서 상대적으로 어린 청년층이 일자리 한파에 내몰린 것으로 보인다. 공식 실업률 외에 실질적인 실업률을 보여주는 체감실업률도 청년층의 경우 23.0%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포인트 높아졌다. 이런 체감실업률은 8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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