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7일 정부가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초안)에 대해 “형식과 내용 모두 엉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임금 노동자 생활안정을 위해 제도보완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악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고용수준 ▲경제상황 ▲사회보자급여 현황 등을 추가·보완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재계의 압력에 굴복해 최저임금 1만원으로 대표하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 없다”고 평가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결정 기준들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ILO 최저임금결정협약은 최저임금 운용에 있어 권한 있는 노사 대표와 충분히 협의하기 위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노동계와 단 한 번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편하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ILO 협약의 취지와 정신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입김을 최소화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단독 추천권을 폐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노동자가 원하지도 않는 위원회를 만들어 인상구간을 정할 때 정부는 뒷짐지고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것”이라며 “문제가 되더라도 정해놓은 틀 안에서 이해관계자들끼리 알아서 싸우라는 얘기와 같다”고 비판했다.
통계분석과 현장 모니터링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최저임금 상·하한 구간을 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는 “단 한 번도 임금교섭을 해보지 않은 이들만의 발상”이라며 “최저임금 인상폭은 통계와 분석이 필요한 영역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우선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재개의 입장만 들어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악을 강행한다면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신음하는 한국사회 현실을 바꿀 기회를 발로 차는 결과가 될 것이며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전체 노동자 대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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