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1차 전원회의…위원장 사퇴까지 거론
노 “정부 일방적 결정”…사 “해결책 될수 없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과 관련해 소집된 최저임금위원회 1차 회의에서 노사는 각각 정부 초안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험난한 논의를 예고했다.
개편안에 대해 노동계는 일방적이라고 비판했고, 경영계는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영계 일부에서는 최저임금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최저임금위는 18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관련 1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근로자위원(노동계) 8명, 사용자위원(경영계) 8명, 공익위원(정부) 9명 등 모두 25명의 위원이 전원 참석했다.
회의는 시작부터 삐끗했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사용자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박 위원은 “최저임금 때문이 이렇게 힘든 사태가 일어났다”라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모두 발언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개편안 초안 발표가 일방적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성경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근로자위원이 전원회의 소집요청을 했다”며 “결정체계 개편은 충분하게 최저임금위에서 논의가 된 이후에 발표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는 처사로 생각하고, 정부 발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백석근 근로자위원(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정부 발표 내용이 절차상으로나 내용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 있었다”며 “정부가 할 것이었으면 최저임금위는 왜 있는지 모르겠고,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이런 관행·행위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경영계 역시 정부의 개편초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대한 위원회 차원의 사과와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재원 사용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 이후 소상공인들이 다 거리에 나오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는 상황이 진행돼 온 것을 봤다”며 “정부가 문제를 인식했으면 근본 해결책을 내놔야 하는데, 결정체계 개편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 바람직한 방향인지 논의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공 위원이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노사, 국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복규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최저임금위 모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위원장이 사과 한마디 없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유감이고, 우선적으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의 발언 이후 노사 간 언성이 높아졌고, 류장수 위원장은 “사퇴는 않겠다”며 “위원장이든 공익위원이든 무책임하게 놔두는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양해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초안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 된다.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는 최저임금 상·하한 범위를 제시하고, 노사공 위원으로 구성된 결정위는 최저임금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결정위의 공익위원 정부 단독 추천권은 폐지된다.
개편안 초안은 전문가·노사·대국민 토론회 및 의견수렴을 거친다. 정부가 정한 최종안 도출 시점은 오는 2월초쯤이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결정체계 개편 초안에 대한 노사 간 입장을 듣고 의견수렴을 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향후 회의 일정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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