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법정 시한…국회 최저임금 개편안 이달 의결 무산
위원 8명 사퇴 의사 밝혀 장관 ‘심의 요청’도 무의미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가 출발선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하는 법정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지만 심의위원회는 ‘좌초’된 상태고 법안 개정도 안된 채 여야가 대치중이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9명 중 8명이 사표를 제출했고, 국회는 새로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심의를 다음달로 미룬 상태다.
24일 국회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 개편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여야간 쟁점이 있었던 법안은 3월 본회의에서 의결하지 못했다, 다음 고용노동소위는 다음달 1일 열릴 예정이기에 이달 중 이들 법안의 국회 처리는 무산된 상태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개편안이 아닌 현행 제도에 따라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고용부장관은 오는 31일까지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고용부는 국회 환노위에 제출한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 개편된 방식에 따라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최저임금법 개정을 추진하고 국회 입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입법이 안된 상태에서 형식적인 심의요청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고용부 관계자는 “(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확실히 안된다면 현행제도로 하는데, 4월1일날 고용노동소위가 열릴 예정이라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라며 “법안소위원장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문의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현행제도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될 경우에도 넘어야할 산은 남아있다. 심의를 담당하는 최저임금위원회 내 공익위원 9명 중 고용부 소속인 임승순 상임위원을 제외한 8명이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아직 이들의 사표를 수리할지 철회를 요청할지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행제도에 따라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되면 기존 위원회의 체제에 따라야 해 고용부는 공익위원들에게 사표 철회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법이 개정되면 인원 수가 달라질 수 있고 추천권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기존 위원들 체제 하에서 해야하기에, 그러면 (공익위원들에게) 철회 요청을 드려야할 것 같다. 그런데 그것도 확실히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고용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는 관심을 모았던 ‘기업 지불능력’을 최저임금 결정기준에서 제외하는 대신 ‘고용에 미치는 영향’, ‘경제 상황’ 등을 추가해 결정기준을 보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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