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속도조절 정부 할 일 아냐…자율성 보장 없으면 파행"
使 "2년동안 급격히 올라…시장에 확실한 신호 보내줘야"
최저임금위원회가 30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해 처음으로 연 전원회의는 시작부터 노동계와 재계간 기싸움이 팽팽했다. 박준식 한림대 교수를 위원장을 선출한 최저임금위원회는 심의가 늦어진 것을 고려해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사 간 대립으로 인해 올해도 험난한 과정을 예상케 했다.
이날 오전 신임 위원 10명의 위촉식을 진행한 최저임금위원회는 전원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시작했다.
첫 상견례 자리라 할 수 있는 이번 회의에서 노사 위원들은 인사말에서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근로자 위원 대표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이성경 사무총장은 “올해도 최저임금위원회는 힘들 것 이라고 생각한다”며 “산입범위 확대로 인해 대기업 300인 이상 노동자는 임금을 받았다 뺐기는 상황이었고 그러다 보니 을과을의 전쟁으로 비춰지는 부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은 “1년 만에 공익위원 전체가 바뀌게 되는 상황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정부의 책임론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생각하는 최저임금 속도조절은 정부가 맡아서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법에 명시된 최저임금위원회가 있는데 위원들의 독자적인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파행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용자 위원 대표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류기정 전무는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등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저임금이 2년 동안 급격히 올랐고, 최저임금 수준도 상대적으로 봐도 높게 올라갔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에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조금 더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보내주는 게 필요하다”며 “획기적이고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심의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이태희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경제 상황이라든지 지불능력에 맞는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함에도 지난해와 올해 과도한 인상이 이뤄졌다”며 “최저임금위원회는 현장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취약 계층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세밀하게 살펴서 심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어 “맞춤형 대책이나 맞춤형 지원도 대상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적용 역시도 업종별 차등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저임금과 관련해 사용자, 근로자, 업종별, 규모별로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최저임금위원회 대내외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현장 이야기 충분히 듣도록 하고 최저임금위원회 논의 경과에 대한 공개를 포함해서 심의 과정에서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위원장이자 공익위원 중 한 사람으로써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과가 나올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노사와도 적극적으로 소통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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