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자 소상공인·중소기업계가 좌절감에 휩싸였다. 소상공인들은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다”며 오는 10일 긴급 총회를 열고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최저임금위가 ‘업종별 차등화’ 안건과 ‘월 환산액 표기 삭제’ 안건을 부결한 데 이어 19.8%에 달하는 최저임금 인상안까지 내놓으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中企 “최저임금 1만원, 한국경제 감내할 수 있겠나”
중소기업중앙회는 3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년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지속된 경기 부진과 경영난 속에서도 정부 포용정책에 부응하고자 30% 가까운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해 왔다”며 “근본적인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믿었지만 또 한 번 좌절과 허탈감에 주저앉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젠 최저임금을 주고 싶어도 못 주는 소상공인들이 전체의 30%를 넘어섰다”며 “과연 3분의1 이상이 최저임금법을 지키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노동계의 주장처럼 한국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특히 중앙회는 현재도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월 330만원에 육박하는 반면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209만원에 그치는 ‘역전 현상’을 토로하면서 “언제까지 근로자와 소상공인 간의 양극화를 바라만 볼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이라도 최저임금회는 사용자위원들의 최소한의 요구를 수용하고, 소상공인 구분적용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2020년 최저임금 최소한 동결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소상공인 “참담한 심경…긴급 총회 열고 총의 모으겠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도 이날 특별 담화문을 발표하고 “소상공인에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제시해달라는 절규가 무시됐다”며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 최저임금위가 ‘업종별 차등화’ 안건과 ‘월 환산액 표기 삭제’ 안건을 모두 부결한 것에 대해 “소공연의 합리적인 주장이 그렇게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냐”고 답답해했다.
이어 “공익위원들이 정부의 거수기 노릇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의견을 조율해주길 바랐던 기대가 무너졌다”며 “(최저임금위의) 2020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휴수당이 의무화되면서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이미 1만원을 넘어버린 상황”이라며 “현 상황의 해독제는 소상공인에 대한 산업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소공연은 오는 10일 긴급 총회를 열고 전국 소상공인의 뜻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최 회장은 “긴급 총회에서 2020년도 최저임금 결정 논의에 대한 소상공인의 총의를 모아나갈 것”이라며 “정치권이 풀지 못하고 있는 최저임금 문제를 소상공인의 명운을 걸고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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