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중소기업계는 “선방했다”는 반응이 나오며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소상공인들은 “낮아보이는 것은 착시”라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오전 5시30분께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7% 인상하는 8590원 안을 의결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때인 1998년도 2.7%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75%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우선 중소기업계는 낮은 인상률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15개 중소·소상공인 단체는 지난달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은 인건비 부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중복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소한 동결을 요구했다.
한 재활용선별업체 기업 관계자는 “너무 잘했다. 선방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노동계 주장대로 인상이 됐다면 직원들 다 내보내고, 최소인원으로 회사를 운영하려고 했었다”며 “2.87%로 결정이 돼서 그나마 감원 없이 어떻게든 해볼 생각은 하게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며칠전만해도 업계에서는 노동계가 제시한 쪽으로 갈 것 같다고 큰일났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이렇게 결정돼서 다행이다. 회사가 살아야 돈을 주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 역시 “정부가 전체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 것과, 그 동안 소상공인을 배려하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했던 것 같다”고 낮은 인상률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인상률 부분은 우리가 필요했던 것 만큼은 어느정도 했다고 생각한다”며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아서 상황이 더 나아지는 기업도 있을 수 있고, 아닌 기업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 관련 제도개선에 대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관련 대정부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대 인상률이 낮아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이라며 여전히 소상공인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최승재 회장은 “인상률이 2.87%로 덜 올라 괜찮다 생각하는 건 착시”라며 “여유있는 누군가는 안도하겠지만, 임금 인상을 고스란히 책임지는 영세상인들은 이미 근원적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이미 주휴수당을 포함시킨 최저임금 1만30원을 주고 있고, 이를 어기면 처벌받는 상황”이라며 “1만30원의 2.9%는 이미 큰 금액이다. 이를 괜찮다는 것은 언론의 호도”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0일 임시총회를 열고 대규모 집회와 정치세력화 추진을 의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과 무관하게 이 의결사항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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