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내년 최저임금 이의제기서 제출…내용 위법성 관건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4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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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내용상 위법성' '절차상 하자' 지적
과거 24번 이의제기…수용사례 한번도 없어

2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8590원 결정안에 절차상 하자와 내용상 위법성이 있다며 이의제기서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한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11시께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를 직접 방문해 2020년도 최저임금 이의제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2020년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8590원(2.87% 인상)’을 결정했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8일 이 내용을 고시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자 단체와 사용자 단체는 최저임금안 고시 이후 10일 이내에 고용부 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최저임금 결정안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사유서와 함께 이의제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노총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저임금 결정기준 미반영, 공익위원들의 사용자 측 삭감안 방조, 표결 전 공익위원 조정안 또는 심의촉진구간 미적용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의제기를 예고한 바 있다.

고용부 장관은 이의제기가 들어오면 내용을 검토한 후 결과를 회신해야 한다. 고용부 장관은 이유 있다고 인정된 경우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계의 재심의 요청이 받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지난 1988년부터 총 24건(노동자 10건, 사용자 14건)의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받아들여진 적은 없다. 고용부는 24건에 대해 모두 ‘이의제기 이유 없음’으로 회신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이의제기서가 제출되면 검토할 것”이라며 “이외에 최저임금에 영향을 많이 받는 노동자 업종 대표들과도 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장관이 어떤 기준에 따라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는지에 대해선 관련법에 명시된 것이 없다.

다만 통상적으로 절차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으로 나눠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종 의결 과정에서 사용자위원 뿐 아니라 노동자위원들도 모두 표결에 참여해 의결이 이뤄진 만큼 절차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내용적 측면이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도 내용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최저임금법 제4조에는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정하도록 명시돼 있음에도 이번 결정 과정에서 이 기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이의 제기 내용은 크게 두가지”라면서 “최저임금법 제4조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내용상 위법하다는 점과 공익위원들이 사용자 측 삭감안을 방조하다가 최종 결정시 실질최저임금 삭감안에 동의함으로서 최저임금법을 무력화시킨 절차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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