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최저임금에 靑외압 없었다…고용·경제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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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5일 1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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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브리핑실에서 2020년도 최저임금 고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브리핑실에서 2020년도 최저임금 고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2.87% 인상하기로 한 것은 노동자 생활 안정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고용 상황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면서 여기에 청와대 등의 외부 압력은 작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9.9%로 직전 5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이 노동계 기대에 못 미치는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제기 기간(7월19~29일) 접수한 노동계 이의제기 1건에 대해 불수용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구하는 이의제기서를 고용부에 제출했다. 지난 최저임금위 심의·의결 내용이 위법하며, 절차에는 하자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영계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이의제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용부는 최저임금법상 확정 고시일인 이날 앞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의결한 시간급 8590원 그대로를 관보에 게재했다.

그 이유로 임 차관은 “한국노총에서 제출한 이의제기서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심의·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없고 최저임금위에 부여된 적법한 권한 내에 독립성·중립성을 견지하면서 이뤄진 결정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선 최저임금 심의는 내용적으로 적법하며, 절차상 하자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 차관은 한국노총이 지적한 최저임금 산출근거 부재와 관련해 “기존에도 공익위원안 제시 없이 노사 제시안으로 표결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산출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간 최저임금위 심의 전례를 봤을 때에도 공익위원들이 매번 공익안 또는 심의촉진 구간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의 태도와 행동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봤다.

임 차관은 “공익위원들은 근로자와 사용자위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모두가 참여해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립적인 입장에서 노력했다”면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다각적이고 전문적인 질의와 의견 제시를 통해 양측의 간극을 좁히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여당 등이 최저임금위 심의 과정에 ‘속도조절’ 압력을 넣었을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일축하기도 했다.

임 차관은 “최저임금위에서 임금이나 생계비 부분을 나름 충분히 논의하고, 현장 상황을 보고 결정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외부로부터 특별한 요구나 압력들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여러 기관에서 최저임금 적정수준 등 발표는 했을 수 있어도 노·사·공익위원 결정에 있어서는 그런 것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결정했다고 본다. 국민 수용도 등은 고민했겠으나, 청와대 속도조절론을 직접 반영했을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영계에서 최저임금 제도 전반의 개선 논의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선 일단 최저임금위가 노사 모두 참석한 상태로 재가동돼야 한다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2020년도 최저임금이 고시된 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직원이 관보에 고시된 내년도 최저임금을 보고 있다. 뉴스1
2020년도 최저임금이 고시된 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직원이 관보에 고시된 내년도 최저임금을 보고 있다. 뉴스1
앞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들은 예상보다 낮은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반발해 전원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임 차관은 “아직 (근로자위원들이) 사퇴서를 제출한 상황은 아니다”면서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규모별’ 구분적용을 도입하자는 경영계 요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현재 노동시장에서 임금 수준은 직종별로 정해지는 것이 보통이며, 최저임금을 사업장 규모별로 구분할 경우 연중 사업장 고용 규모가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임 차관은 “현재 업종별로 하는 부분을 최저임금위에서 고민하는 것과 별개로 추가적으로 차등적용이나 외국인 (최저임금 차등화) 등을 새로 만드는 것에 대해선 타당하지 않다 본다”며 “(경영계에서) 5인 미만 전후에 대한 차등적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아는데, 사업장 규모가 연중 4~5인 미만을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적용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규모 사업장에서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비율이 더욱 높은 상황을 감안했을 때, 기업 지불능력만 보고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것은 곤란하다고도 덧붙였다.

임 차관은 노동계에 유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포함한 최근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9.9%로 그전 5년간 인상률 7.2%보다 높지만, 결과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이 노동자 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현장 안착 지원과 함께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있는 저임금 노동자 보호에 적극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임 차관은 “근로장려금의 내실있는 집행, 사회보험료 지원 등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가 생계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전 부처가 협업하겠다. (기존 대책 이외) 대책과 관련한 추가 논의도 진행하겠다”며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의 경영상 어려움 해소를 위한 지원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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