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2017년 9월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정부의 공식 진단이 나왔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년 전 이미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한 상황에서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강행해 경기 하강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20일 대전 통계센터에서 국가통계위원회 경제통계분과위원회를 열어 경기가 꺾이는 ‘기준순환일’을 분석한 결과 2017년 9월이 최근 경기의 정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3년 3월 경기가 저점을 찍은 뒤 역대 최장인 54개월간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2017년 9월 꼭짓점에 이른 뒤 하락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현재 경기 사이클상 수축기에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경기 저점인 2013년 3월 이후 내수가 서서히 회복됐고 같은 해 4분기(10∼12월)부터 세계 경제 성장세와 교역 확대 등으로 경기 개선세가 확대됐다. 이어 2017년 9월부터 조정 국면에 들어선 한국 경제는 2018년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환경이 악화되면서 성장 폭이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문제는 향후 경기가 ‘U자’ 형태로 반등하지 못하고 불황이 오래 이어지는 ‘L자’에 가까운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가장 길었던 경기 수축기는 1996년 3월∼1998년 8월(29개월)이었다. 내년 3월까지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 30개월 이상 역대 최장기 불황을 나타내게 된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전문가 간담회에서 경기 정점을 예단해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경제 활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면 점차 성장궤도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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