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광산구, 금호타이어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17일 광주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당장 광주공장의 생산시설이 이전하는 기간에 모든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이른바 ‘셧다운’이 수개월여 지속될 경우 막대한 생산차질이 예상된다.
도급업체 직원을 포함해 현재 2600여명이 일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타이어 생산량은 연간 1600만본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관계자는 “타이어 제조공장은 24시간 돌고 있어 생산시설을 몇 개월 동안 올스톱하고 시설을 이전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은 이전과 관련해서는 안갯속”이라며 “수천명이 근무하는 공장이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아 이전 가능성이 있지만 모든 조건들이 다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장이전과 함께 시설현대화와 공장자동화가 진행되면 이에 따른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도 역시 큰 과제로 꼽힌다.
지난 1974년 광주 광산구 소촌동 현 부지로 확장 이전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설립된 지 45년이나 지나 설비가 노후됐고 효율성도 낮아 설비개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때문에 광주공장 이전이 실현될 경우 사실상 생산설비 이전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공장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고,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면 현재 2600여명의 근무인력은 크게 줄여야 한다는 게 관련 업계의 예상이다.
금호타이어 국내 3개 공장 가운데 가장 최근 자동화 설비로 지어진 평택공장의 경우 근무인력은 190명(도급사 인원 포함)에 불과하며, 연간 생산량은 220만본이다.
생산설비 신증설 등은 노사간 협의대상이어서 금호타이어 노조는 최근 사측과 가진 단체교섭에서 광주공장 이전과 관련한 자료를 2019년 상반기 중으로 노동조합에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이 광주형 일자리의 일환으로 광주공장 이전을 추진하는 광주시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원만한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 역시 숙제로 남아 있다.
16일 오전 11시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열릴 예정이던 금호타이어 노사, 미래에셋대우, 광주시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을 위한 업무 협약식’이 40여분간 지연되고, 행사 직전 협약 문구가 삭제되거나 현수막 내용이 바뀐 것 역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공장이전에 따른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길 것이란 전망 속에 광주시의 특별한 대우가 자칫 외국기업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안 마련 역시 시급한 사안이다.
금호타이어 한 근로자는 “노동조합이나 직원들 입장에서 광주공장 이전은 크게 반기고 있지만 구조조정 등 산적한 문제들이 많아 공장 이전이 실현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16일 미래에셋대우와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토지이용계획 수립 중요성에 공감대를 나누고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양사는 광주송정역 인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의 효율적인 활용과 지역사회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광주공장 부지 개발계획을 검토하기로 했다.
광주공장 부지 토지이용 계획안이 확정되면 이후 공장 이전을 검토할 예정이며, 광주공장 부지 개발에 따른 모든 수익은 신공장에 재투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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