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투자 이끌어냈지만…광주형 일자리 과제 산적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1일 06시 28분


노동계 반발 여전…7천억 공장 설립비용 마련 고민
양산하는 경차 시장경쟁력·회사 운영 책임소재 등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광주시+현대차 완성차공장 투자 협약식’ 참석을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오며 시민들의 환호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광주시교육청 제공)2019.1.31/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열린 ‘광주시+현대차 완성차공장 투자 협약식’ 참석을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오며 시민들의 환호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광주시교육청 제공)2019.1.31/뉴스1 © News1
현대차가 31일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를 확약하면서 큰 고비는 넘겼지만 ‘광주형 일자리’가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는 지적이다.

당장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노총이 강력 발발하고 있고, 7000억원 규모의 설립비용 마련, 회사 손실 발생에 따른 책임소재, 양산하는 경차의 시장경쟁력 등이 과제로 꼽힌다.

◇민주노총 “오히려 고용불안 초래” 반발

광주형 일자리가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의 첫 모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동안 현대차·기아차 노조,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광주형 일자리가 정규직의 임금 수준을 하향 평준화해 고용불안을 초래한다며 반대해 왔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31일 “문재인 정부와 광주시는 노동 기본권을 파괴하고 재벌천국의 신호탄이 될 대국민 사기극, 광주형 일자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해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광주를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광주형 일자리는 재벌특혜며, 정경유착이자 청산해야 할 노동적폐”로 규정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광주형 일자리 협약식이 열리는 광주시청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2월 총파업을 결의한 민주노총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강력한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35만대 달성까지 임단협 유예” 논란여지 여전

이번 합의안 도출까지 최대 쟁점이었던 ‘5년간 임단협 유예’ 문제는 합의점을 찾았다지만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상황이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신설법인의 조기 경영안정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생협의회 운영 부속 결의를 통해 노사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효기간을 누적생산 35만대 달성시까지 유지키로 했다”고 합의했다.

이 규정은 안정적 근로조건의 유지와 예측 가능한 노사상생 모델을 구축해 신설법인이 조기 경영안정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역공동체 차원의 특별 결의로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상 상생협의회의 합리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등은 단체협약은 2년, 임금협약은 1년마다 하도록 돼 있다. 광주 노사민정이 지속가능성·상생발전을 위해 단체협약을 유예하는 데 합의했다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공장운영 차질 시 모든 책임은 광주시민들이?

광주시의 직접 참여에 따른 위험 부담도 난제다.

빛그린산단에 들어서는 완성차 공장은 광주시, 현대자동차, 지역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독립 신설법인으로 세워진다.

투자규모는 총 7000억원(자기자본 2800억원, 타인자본 4200억원)이다. 자기자본은 광주시 21%(590억원), 현대차 19%(약 530억원), 그 외 60%(약 1680억원)로 구성된다.

현대차는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로 참여하며, 투자자의 일원으로 경차급 SUV를 신규 개발해 신설법인의 생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고 완성차를 공급받기로 했다.

때문에 새로 건립되는 완성차 공장의 주인은 사실상 광주시가 된다. 향후 회사 운영 과정에서 차질이 생기거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광주시민들이 떠안아 혈세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상황 좋지 않은데 7천억 설립자금 확보 어떻게

광주 완성차 공장은 광주시와 현대차, 지역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독립 신설법인으로 공장 설립에 총 70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체에 투자를 강요하기도 쉽지 않고, 자동차업계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천억원의 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광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1000㏄이하 경형SUV의 경쟁력 여부도 숙제다.

현대차가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추세인데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낮아지는 상황에서 경형SUV가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지역 산업계 한 관계자는 “일자리 제공과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현실적인 제약들도 많고 넘어야 할 산도 여전히 많다”고 분석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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