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자체가 19일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발표한 ‘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에 담긴 3기 신도시 개발 예정부지중 일부가 ▲남양주▲과천 등이 GTX 신설 노선 인근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GTX가 완공되면 남양주에서 서울역까지, 과천에서 고속터미널까지 정체를 포함해 1시간 이상 걸리던 출퇴근시간이 15분으로 단축된다. ‘일산∼삼성역’ 구간의 이동시간이 현재 80분(지하철 이용시)에서 20분, ‘수원∼삼성역’ 구간은 현재 78분에서 22분, ‘의정부∼삼성역’은 74분에서 16분, ‘덕정∼삼성역’은 80분에서 23분으로 각각 줄어든다.
GTX A(운정∼동탄), B(송도~마석), C(양주~수원) 등 3개 노선은 수도권 남북, 동서를 잇는 고속 교통수단으로써 톡톡히 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완공까지는 여전히 많은 관문이 남아 있다.
특히 이번 3기 신도시 계획에 포함된 남양주 왕숙지구는 공급세대가 6만6000호로 가장 많지만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면에서 논란이 있는 B노선이 지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B노선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4년에 공개한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단독개통 기준으로 B/C가 0.33(요금제 2150원, 환승가능)로 기준치(1 이상) 그쳐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통비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3기 신도시로 선정된 지역은 이미 도로나 대중교통 등 교통 기반이 이미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GTX 교통비가 오히려 비쌀 경우 이용자는 적은데 광역교통망간의 경쟁이 벌어져 가격 인하 압력은 커지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인천시는 예타 면제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신청한 상태다.
면제를 받더라도 문제는 또 있다. 착공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올 연말 첫 삽을 뜨는 A노선조차 지난 2014년 2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지 벌써 4년의 시간이 흘렀다. C노선도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심사 등 여전히 수많은 관문이 남아 있다.
정부는 기존보다 2배 이상의 광역교통개선부담금(사업비 20%)을 투입해 입주시 교통불편이 없도록 2년 빨리 교통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A노선은 이달 조기 착공을 준비중이며 C노선도 내년에 기본계획수립에 착수해 2021년 착공할 예정”이라며 “B노선도 내년까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사업을 재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남양주 왕숙지구가 3기 신도시 사업부지로 선정됨에 따라 B노선 사업 추진 속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남양주 왕숙지구를 3기 신도시로 선정한 것은 국토부의 B노선 추진에 대한 의지로 읽힌다”면서 “남양주에 이주 인구가 늘어날 경우 비용대비 편익이 늘어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사업이 본궤도에만 오르면 수도권 집값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GTX 등 광역교통망 조성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수도권에서 서울 접근성이 좋아져 서울 주택수요 다소 분산될 것”이라며 “도심과 외곽에 걸쳐 동시다발로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시장에 비교적 강한 ‘공급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안정세 더욱 굳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도 “강남 고급유효수요의 분산은 어렵겠지만 수도권 3기 신도시가 서울 출퇴근 30분 거리에 조성될 예정이라 서울 20~40세대의 내집마련 수요의 관심을 이끌어 낼수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역세권 주변으로 땅값이 오르거나 반대로 수요예측 실패로 미분양이나 수도권 집값 하락 등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위원은 “도심 외곽일수록 교통접근성에 따라 부동산가치가 달라지므로 GTX수혜지역과 일반지역 간의 시장 차별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정부가 토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하지만 주변 땅값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로서는 서울과 가깝고, 입지·교통 조건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기 신도시에서 3기로 이주하는 수요가 발생하거나, 반대로 2기 신도시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분양 무덤’이라 불린 김포신도시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만 함 랩장은 “신도시는 분양과 입주가 대부분 비슷한 시기 이뤄지는 만큼 지역내 일시적 임대료 하락이나 가격하락 같은 부침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택지조성부터 첫 분양까지 적어도 3년 이상 기다려야한다는 점에서 신도시 대량공급으로 인한 집값 급락우려는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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