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하는데’…3기 신도시 ‘GTX 광역교통망’ 갖춰질까?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27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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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까지 30분내 출퇴근 가능’

정부가 남양주·하남·인천계양·과천을 수도권 3기 신도시 입지로 선정하면서 ‘광역교통망 구축’을 약속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해선 예산 확보를 비롯해 공급 시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여부, 1·2기 신도시 주민 반발 등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광역급행철도(GTX)를 포함한 광역교통망 조성사업이 본격화되면 3기 신도시에서 서울까지 접근성이 향상돼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입주후 불편한 교통여건으로 실패한 2기 신도시의 전처를 밟지 않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광역교통망 연결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이전보다 2년 빨리 교통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3기 신도시 공급 대책의 성패를 좌우할 광역교통망 구축이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낙관할 수 없다.

정부는 파주 운정에서 화성 동탄 신도시를 잇는 GTX-A 노선과 경기 양주 덕정에서 수원을 잇는 GTX-C 노선, 신안산선을 조기 착공키로 했다.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 노선과 신분당선 연장, 계양-강화 고속도로 등 간선 중심의 교통망도 대거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하철의 정시성을 버스에 도입한 간선급행버스체계, BRT 체계도 확대한다. 차내 혼잡을 완화하고 수송 용량을 확대하기 위해 2층 버스 도입도 늘리기로 했다.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3기 신도시 등 수도권과 서울지역을 오가는 GTX를 기반으로 한 광역교통망이 제때 갖춰진다면 광역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GTX를 둘러싼 변수가 워낙 많아 정부의 예상대로 제때 공급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정부는 사업추진 방식과 설계 등 후속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GTX-A노선의 경우 오는 2023년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교통영향평가를 비롯해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 등 실제 사업에 착수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GTX-A노선 착공식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지 4년이 훨씬 지난 27일에서야 열린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만큼 GTX 공급에 변수가 많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장 많이 진척된 GTX-A노선도 오는 2023년부터 부분 개통을 시작하는 등 실제 GTX 운영은 신도시 입주 시기보다 2~3년 늦어질 걸로 예상된다. 2기 신도시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선(先) 입주 후(後) 개통’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린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부담금은 고스란히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신도시 입주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3기 신도시 입주민들은 광역교통부담금을 내고도 정부의 약속대로 교통인프라를 이용할때까지 상당기간 불편을 겪어야 한다.

더 큰 변수는 남양주와 인천을 잇는 GTX-B 노선이다.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이번 3기 신도시중 6만6000가구 공급으로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가 포함된 것은 이 노선의 경제성을 높여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시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예타 면제를 신청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에 발목이 잡혀 있는 B노선은 조사 면제가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예산 5조9000억원이 드는 사업을 별다른 검증없이 광역교통망 구축이라는 명분만 앞세워 강행할 경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강행했다가 자칫 적자 노선으로 전락할 경우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야 되는 것도 정부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예타 면제가 논의되고 있는 GTX-B노선에 남양주를 추가해도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섣불리 추진하다간 자칫 적자 노선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과도한 요금이나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경제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부 시민단체들도 GTX사업이 졸속 추진되고 있다며 환경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환경회의와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등 56개 시민단체는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TX-A 노선사업은 민간이 직접 운영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인데 정부가 연내 착공을 위해 1조5500억원의 국가재정을 사업자 건설 보조금으로 몽땅 몰아주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결국 국민이 사업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GTX-A노선의 환경영향평가 1차 법정 검토시한은 내년 중순으로 북한산국립공원을 관통해야 하는 불가피한 사유도 소명되지 않았다”며 “불과 한달전만해도 환경영향평가 신뢰성 회복 운운하던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검토 당시 지적사항이 전혀 수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광역전철망이나 광역버스의 경제성까지 떨어뜨리고 중복과잉투자로 사실상 건설사업 부양책이라는 본색만 드러낸채 재정 적자 피해는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GTX-A 노선 사업을 면밀히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재검토 해야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일부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도 잠재워야 하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화성 동탄 1·2신도시와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3기 신도시가 1·2기 신도시보다 서울과 가깝고 자족도시가 된다면 사실상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2기 신도시도의 슬럼화가 가속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GTX 노선이 3시 신도시 입주보다 수년씩 늦어져 초기 입주민들의 불편을 예상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천과 하남 교산은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라며 “강남 고급 유효수요의 분산은 어렵겠지만 수도권 3기 신도시가 서울 출퇴근 30분 거리에 조성될 예정이라 서울 20~40세대의 내집마련 수요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GTX, 지하철연장, BRT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서울도심과 외곽의 물리적 거리 단축이 기대되나 핵심노선인 GTX는 예비타탕성이나 착공수준에 그쳐 최소 완공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교통망 확충 효과의 실효성은 신도시 입주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어 초기 입주민들의 불편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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