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일 고양과 부천 등 수도권 28곳을 택지로 선정하면서 서울 주택수요 분산과 집값 안정을 위한 3기 신도시의 밑그림이 확정됐다. 하지만 매년 30조~40조원대 토지보상금이 부동산투기로 재유입돼 되레 집값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로 조성할 대규모 택지로 고양 창릉(813만㎡)·부천 대장(343만㎡) 2곳을, 중소형 택지로 봉천동 관사 등 26곳을 선정했다. 이들 지역에 총 11만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들어선다.
택지가 조성되는 이 지역에는 수십조원대의 토지보상금이 풀리게 된다. 이미 올해 22조원대의 토지보상이 실시되는데다 2기 신도시의 보상금이 연간 30조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시중에 풀리는 유동자금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토지보상금으로 풀리는 유동자금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수년간 서울집값을 급등시켰던 주원인은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의 영향이 컸다. 경기침체로 기준금리 인상이 주춤한데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수십조원의 토지보상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쏠린다면 그동안 유지했던 집값 안정 기조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국토부는 이를 감안해 대토보상제도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토보상이란 토지소유자가 원하고 토지로 보상 가능할 때 토지보상금 중 현금 또는 채권을 제외한 부분은 해당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조성하는 토지로 보상하는 것을 말한다. 보상하는 토지의 기준금액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분양가격으로 산정한다. 국토부는 여기에 대토보상을 받은 원주민을 대상으로 부동산 대토개발 리츠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8일 국토부 관계자는 “대토보상의 경우 토지보상금과 달리 원주민의 지역재투자와 재정착률을 높일 수 있어 개발지역의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토부의 대토보상은 30조~40조원으로 추정되는 유동자금의 일부만 수용할 수 있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대토보상은 대안의 일부일 뿐 전부가 될 수 없으며 여전히 유동자금의 투기유입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라며 “유동자금을 유도할 수 있는 별도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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